아르헨티나 1-4 완패…24년전 ‘악연’ 설욕 못해
‘악연’을 딛고 24년만에 감독으로 다시 맞선 허정무와 디에고 마라도나의 대결에서 허정무가 또다시 졌다.
17일(한국시각)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조별 리그 2차전 한국-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은 4-1로 완패했다.
경기는 메시-이과인-테베스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의 주도로 흘러갔다. 전반 17분 박주영의 자책골이 나온 데 이어 32분에 상태편 이과인의 골이 터지면서 2-0으로 앞서자 마라도나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스탭들을 껴안았다. 전반 종료 직전 한국은 이청용의 만회골에 힘입어 2-1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후반 76분과 79분에 연달아 이과인의 추가골이 2점 터지면서 4-1로 졌다. 경기장은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물결쳤다.
이날 경기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같은 조에서 만나 선수로 맞대결했던 허정무와 마라도나의 감독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당시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마라도나를 마크하게 된 허정무는 수비 도중 마라도나와 거친 몸싸움을 벌였고, 경기 뒤 마라도나는 ‘태권도인지 축구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라도나 감독은 “심판은 발차기 등 반칙을 저질렀을 때는 가차없이 옐로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비난하는 등 실랑이가 이어졌다. 경기 시작 직전에도 허 감독은 벤치에서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본 반면 마라도나 감독은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냉랭한 모습이었다. 반면 마라도나 감독은 한국의 박지성과는 인사하며 반갑게 포옹을 나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