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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이단아’ 혼다, 일본에 원정 첫 16강 선물

등록 2010-06-25 19:28수정 2010-10-28 15:24

덴마크전 25m 무회전 프리킥골로 2승 이끌어
“유교질서 깰 것” “수비 원치않아” 발언 화제
항상 양팔 모두에 손목시계를 차는 그는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패션”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개성파다. “일본 대표팀의 유교적 질서를 부숴버리고 싶다”거나 “나의 특징은 공격이다. 수비는 하고 싶지 않다” 등의 ‘문제적 발언’도 서슴없이 한다. 2008년 보육원 교사 출신의 여성과 결혼한 것도 연예인, 모델 등과 연애하는 많은 스포츠 스타들과 그를 구분짓는 ‘경계선’ 같은 것이 됐다.

무엇보다 그를 ‘금발의 이단아’로 만든 건 지난해 9월 네덜란드와의 평가전 때의 한 장면이었다. 프리킥 기회에서 그는 8살 위 선배인 나카무라 슌스케(요코하마 마리노스)에게 “내가 차겠다”며 끼어들었고, 순스케는 찰 준비를 하던 그를 무시한 채 프리킥을 날렸다. 일본 축구팬들과 언론은 프리킥을 실패한 슌스케를 탓하기보다, 프리킥이라면 당연히 슌스케라던 ‘암묵적 질서’에 당돌하게 대들던 24살의 그를 못마땅히 여겼다.

9개월 전 슌스케가 프리킥을 놓쳤던 위치와 똑같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 혼다 게이스케(츠스카 모스크바)는 25일 새벽(한국시각) 덴마크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반 17분 왼발로 25m 프리킥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힘있게 날아가다 수문장 앞에서 뚝 떨어지는 ‘무회전 프리킥’이었다. 그는 3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세비야(스페인)와의 16강 2차전에서 1골 1도움으로 팀의 8강을 이끌 때도 이번과 똑같은 위치에서 프리킥골을 넣었다.

그는 2-1로 앞서던 후반 42분 수비수를 현혹하듯 제치고 문지기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골문 앞에 있던 오카자키 신지(시미즈 에스펄스)에게 공을 밀어줘 3-1 쐐기골로 이어진 결정적 도움주기까지 기록했다. 일본의 월드컵 출선 사상 첫 원정 1승으로 기록된 1차전 카메룬과의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넣은 그는 이번 대회 두 골로 일본이 2승1패 조 2위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하는 데 1등공신이 됐다. 1월 러시아 명문 클럽 츠스카 모스크바로 옮긴 그는 벌써부터 잉글랜드 등 유럽 빅리그의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활약은 “4강에 오르겠다”던 목표를 천명했으나 비웃음을 샀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을 살려냈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1무4패로 부진을 거듭한 일본은 패스에 능한 조직력은 있으나 골을 결정지을 해결사 부재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오카다 감독은 선수들과의 융합에 대한 걱정을 낳았던 미드필더 혼다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2008~2009 시즌 네덜란드 2부리그에서 16골로 리그 최우수선수에 오르며 팀을 1부리그로 견인한 혼다의 저돌적 돌파와 슈팅력을 믿어본 것이다.

이번 조별리그 3경기에서 두 골만 내주는 압박수비를 선보인 일본은 29일 파라과이와 16강을 겨룬다. 일본 축구를 구해낸 ‘이단아’ 혼다는 “일본인에게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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