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발묶여 감독들 ‘한숨’
“상황이 안 좋다. 정말 큰 문제다.”
루이스 판 할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9일(한국시각) 분데스리가 소식지에 밝힌 넋두리가 장난이 아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전 선수들이 대거 결승, 3~4위전까지 치르면서 복귀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8월20일 분데스리가가 시작되지만, 월드컵 4강에 오른 팀의 소속 선수들은 3주 휴가를 받기 때문에 일러야 8월2일에나 훈련에 합류한다. 판 할 감독은 “참 안타깝다. 지금 훈련할 수 있는 선수들은 모두 후보선수들”이라며 한탄했다.
월드컵에 묶여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은 11명이다. 3~4위전에 나서는 독일 대표팀에는 필리프 람 등 7명의 뮌헨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바이어 레버쿠젠에 임대했던 토니 크루스도 이제는 뮌헨 소속이 돼 합치면 8명이다. 여기에 결승전에 진출한 네덜란드에는 아르연 로번과 마르크 판 보멀 등 2명의 뮌헨 선수가 있다. 셀틱에 임대했던 엣손 브라프헤이트까지 합치면 3명이다.
FC바르셀로나도 사정은 비슷하다. 결승에 진출한 스페인팀 선수 가운데 바르셀로나 선수는 사비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비롯해 8명이다. 레알 마드리드도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 등 스페인팀에 5명, 네덜란드팀에 1명 등 6명을 보냈다. 12일 월드컵 결승전이 끝나도 힘겹게 뛰어온 선수들한테는 휴식이 필요해 소속팀에 곧바로 합류할 수 없다. 2010~2011 시즌 준비가 쉽지 않다.
이밖에 스페인의 발렌시아팀이 다비드 실바 등 4명, 네덜란드 아약스팀이 우루과이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 등 5명, 잉글랜드 리버풀팀이 네덜란드의 디르크 카위트 등 4명을 월드컵 4강까지 내주고 있어 시즌 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09~2010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인터밀란은 네덜란드의 간판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1명만이 빠져 있어 타격이 그나마 작은 편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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