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김승대의 선취골이 나오자 벤치 앞에서 한데 엉켜 기뻐하고 있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사우디에 1-0 승리…16강 진출
김신욱·윤일록 부상 교체 ‘걱정’
여자팀, 인도 10-0 꺾고 8강 확정
김신욱·윤일록 부상 교체 ‘걱정’
여자팀, 인도 10-0 꺾고 8강 확정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아픈 승리를 거뒀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17일 저녁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김승대(포항)의 결승골로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승점 6점으로 A조 단독 1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고도 공격에서는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여줬던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는 박주호와 함께 더블 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섰던 이재성(전북)을 전진 배치해 공격에 무게중심을 뒀다. 한국은 시종일관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도하며 한층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원톱 김신욱(울산)을 비롯해 김승대, 윤일록(서울), 안용우(전남) 등 2선 공격수들이 경기 초반부터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결국 전반 13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볼을 건네받은 김승대가 문전을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 크로스는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선제 결승 득점이 됐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보다 핵심 전력이 부상당하는 아픔이 더 컸다. 파울을 19번 범하고, 경고를 4장이나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친 플레이에 대표팀 공격의 핵심인 김신욱과 윤일록이 부상당했다. 김신욱은 전반 17분 스루패스를 받아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수비수와 충돌해 쓰러졌고, 결국 2분 뒤 이종호(전남)와 교체됐다. 전반 26분에는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윤일록마저 수비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교체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윤일록이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경기 후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김신욱은 오른쪽 종아리 바깥쪽에 타박상을 입었다. 일단 심각한 부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김신욱은 이미 오른쪽 발목 부상 경험이 있어 회복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김신욱과 윤일록이 전반 초반 나가자 문전 앞에서의 결정력과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국은 수차례 상대 문전까지 침투하고도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이광종 감독 역시 “많은 득점 찬스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대표팀은 화끈한 골잔치를 벌이며 2연승에 성공했다. 같은 날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 A조 2차전에서 여자 대표팀은 인도를 상대로 무려 10골을 집어넣었다. 전반에만 5골을 집어넣고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집중력도 보여줬다. 유영아가 4골, 전가을이 3골을 넣었고, 정설빈과 박희영은 각각 2골과 1골을 보탰다. 한국은 이로써 승점 6점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남자 대표팀은 21일 오후 5시 A조 최약체 라오스를 상대로 화성종합경기장에서, 여자 대표팀은 같은 날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몰디브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벌인다.
안산/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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