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40대 한·일 최고령 축구 스타들이 은퇴 한파를 몰아내고 따뜻한 ‘스토브 리그’를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는 골키퍼 김병지(44)가 내년에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김병지는 올해 전남 드래곤즈와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지만, 소속팀이 재계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병지와 동갑내기인 노상래 전남 감독은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계약은 구단이 최종 결정할 문제지만, 김병지의 기량이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내년에도 함께 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기 시절과 기량을 비교할 순 없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젊은 선수들과 견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전남에서 정규리그 38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992년 프로에 데뷔해 22년간 골문을 지켰다. 수비진을 진두 지휘하는 골키퍼로서 노련미는 따라올 경쟁자가 없다. 김병지는 케이(K)리그 679경기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내년 시즌 700경기 출장 대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일본 축구 영웅으로 불리던 미우라 가즈요시(47·요코하마 FC)가 지난 19일 소속팀한테서 재계약 확정 통보를 받았다. 1967년생인 미우라는 ‘지천명’의 나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영국 <가디언> 등도 “세계 최고령 현역 축구 선수가 내년에도 경기를 뛰게 됐다”며 관심을 보였다. 미우라는 1990년부터 10여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일본 대표 선수 역대 최다인 55골을 넣었다. 이탈리아에서 뛴 적도 있다. 전성기 시절 미우라는 황선홍(47·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경쟁 구도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다. 프로 생활만 30년을 했다. 그는 “프로 30년차라고 디너쇼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라운드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미우라 가즈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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