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1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와 평가전에서 팀의 네 번째 골을 넣고 있다. 아부다비/EPA 연합뉴스
일본판 도하의 기적? 첫번째로 소개할 경기는 E조 독일과 일본의 맞대결(11월23일 밤 10시)이다. 죽음의 조(스페인, 독일, 일본, 코스타리카)에 속한 일본의 첫 경기로, 숙적 일본이 펼칠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었던 기억이 있는 만큼, 당시 경기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의외로 일본이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 양 팀 피파랭킹은 현재 독일이 11위, 일본이 24위다. 러시아월드컵 당시 독일은 세계 1위였다. 무적에 가까웠던 4년 전보다는 위상이 떨어졌다. 반면 일본은 선수단 구성이 역대 월드컵 중 최고 수준으로, 죽음의 조만 아니라면 충분히 8강도 가능했다는 평가다. 다만 여전히 무게추는 독일 쪽에 기울어져 있다. 양 팀 상대전적은 독일이 우세(1승1무)하다.

프랑스 카림 벤제마가 16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도하/AFP 연합뉴스
프랑스, 우승자 징크스 넘을까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덴마크가 만나는 조별리그 D조 경기(11월27일 새벽 1시)도 흥미롭다. D조 1, 2위를 가를 경기로 꼽히는데 우승자 징크스 원조 격인 프랑스가 만만치 않은 상대인 덴마크를 상대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등 핵심 선수가 줄줄이 부상 낙마했다. 전직 ‘손흥민 동료’로 익숙한 덴마크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주목을 받는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 때 핀란드와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두 팀 피파랭킹은 프랑스가 4위, 덴마크가 10위. 상대전적은 프랑스가 8승2무6패로 앞선다.

독일 르로이 사네(가운데)가 16일(현지시각)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오만과 평가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무스카트/로이터 연합뉴스
무적함대와 전차군단 스페인과 독일이 맞붙는 E조 경기(11월28일 새벽 4시)는 조별리그 모든 경기를 통틀어 가장 ‘빅매치’로, 사실상 결승전급 대진이다. 현재 피파랭킹에선 스페인이 7위로 독일에 앞서지만, 역대 우승 횟수를 보면 스페인은 1회(2010년)에 불과하지만 독일은 무려 4회(1954·1974·1990·2014년)에 달한다. 양 팀 상대전적은 독일이 9승8무8패로 앞서지만 사실상 박빙이다. 세대교체에 돌입한 스페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스페인은 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주요대회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선수단 노쇠화로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서서히 내리막을 걸었다. 이후 스페인은 페드리, 에릭 가르시아, 페란 토레스 등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재편했고, 성공적인 수혈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폴란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16일(현지시각) 칠레와 평가전이 열리기 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 먼저 도착해 웃고 있다. 바르샤바/AP 연합뉴스
세계 최고 골잡이는? 세계 정상 스트라이커의 치열한 맞대결을 좋아한다면 폴란드와 아르헨티나의 C조 경기(12월1일 새벽 4시)를 놓쳐선 안 된다. 전직 바르셀로나 주포로 이번 월드컵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현직 바르셀로나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폴란드)가 정면으로 충돌한다. 두 선수가 세계 최정상급 골잡이라는 것은 기록이 증명한다. 현역 선수 가운데 통산 60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딱 3명 있는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818골), 메시(786골), 레반도프스키(603골)가 그 주인공이다. 이른바 ‘신계’에 유일하게 근접한 선수가 레반도프스키인 셈이다. 양 팀 상대전적은 아르헨티나가 6승2무3패로 우세.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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