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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역전 우승 강동궁 “팔꿈치 아픔 참고 쳤다”

등록 2021-06-23 04:59수정 2021-06-23 08:11

PBA 개막전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 통산 2승
스냅 훈련 통증에 의사 “당분간 치지 말라”
강동궁 “막판엔 고통도 못 느끼고 공 쳤다”
강동궁이 22일 새벽까지 열린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개막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강동궁이 22일 새벽까지 열린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개막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상대 얼굴 안 본다. 대신 어깨에 힘 들어간 것 알았다.”

‘헐크’ 강동궁(41·SK렌터카)은 22일 새벽에 끝난 프로당구 피비에이(PBA)·엘피비에이(LPBA) 시즌 개막전 우승을 감잡은 순간의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결승에서 강동궁은 스페인의 강호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에 초반 3세트를 연거푸 빼앗긴 뒤, 나머지 4세트를 모두 잡아 극적인 4-3(3:15 10:15 14:15 15:2 15:14 15:13 11:9) 역전승을 일궈냈다. 강동궁은 상금 1억원과 통산 2승을 챙겼다.

큐 스피드와 파워가 뛰어나 헐크라고 불리는 강동궁은 마지막 7세트에서는 5:9로 뒤지는 상황에서 한 번에 6개를 몰아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강동궁은 전화 통화에서, “상대가 2개만 더 치면 끝이었다.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쳤다”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팬 가운데는 경남 진해의 부모님도 있었다. 강동궁은 “새벽 2시에 전화를 했다. 어머니가 너무 기뻐하셨다. 경기에서 매번 이길 수 없다. 항상 응원하시는 어머니께 효도 선물을 한 것 같다”며 웃었다.

당구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후원으로 중학교 때부터 재능을 발휘한 강동궁은 출범 세 시즌째인 피비에이 무대의 한국 자존심이다. 통산 2승자는 강동궁과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TS샴푸) 등 딱 3명뿐이다. 승부욕이 강한 그는 “팬들한테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게 프로선수의 임무다. 팔꿈치 고통이 있었지만 아픈 줄도 모르고 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리한 것도 분명하다. 강동궁은 이번 대회 3개월 전부터 피비에이 3쿠션 무대에서 한 번에 2점을 주는 뱅크샷 훈련을 강화했다. 주로 어깨를 활용했던 그는 손목에 스냅을 주는 새 훈련으로 팔꿈치에 염증(테니스 엘보)이 생겼다. 담당 의사는 대회 직전 치지 말라고 권고했을 정도다. 하지만 강동궁은 “대회에 빠질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동궁은 이날 1~3세트를 빼앗기고 팔에 힘을 뺐다. 반대로 사파타의 어깨에는 후반부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힘이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 강동궁은 “상대의 표정을 보지는 않지만, 팔을 보면서 심리적으로 우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동궁은 프로당구의 출범으로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있다. 확실히 과거와 달리 당구나 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고 선수들의 위상이 올라간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선수들의 경기력 수준도 높아졌다. 강동궁은 “아마 강자인 조재호 선수도 ‘당구대가 하얗게 보인다’라고 말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고 승패의 변수가 많다”고 해석했다. 또 “아직 프로에 참가하지 않은 세계 정상권의 국내 선수들이 있다. 시간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들이 참여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당분간 휴식과 팔 치료에 전념할 예정인 강동궁은 “부모님 찾아뵙고 며칠간은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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