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주경기장인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의 모습. 도쿄/EPA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2021 도쿄올림픽?
도쿄올림픽 개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애초 2020년 7월 개막이 예정됐던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 개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1년 연기돼 2021년 7월23일부터 8월8일까지 열린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은 8월24일 시작된다. 이번 대회는 2021년에 열리지만 여전히 2020 도쿄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왜일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연기를 공식 발표하며 대회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대회 이름을 바꿨을 때 따라올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미 ‘2020 도쿄올림픽’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메달과 관련 상품이 출시된 만큼, 대회 이름을 바꿀 경우 이들 상품을 모두 폐기하고 다시 생산해야만 한다.
상표권 문제도 있다. 이번 올림픽은 2013년 9월 개최지가 확정돼 상표권 등록 등이 이미 완료됐다. 만약 대회 이름을 바꾸면,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가 상표권 수익을 둘러싼 소송 등에 휘말릴 수 있다.
도쿄올림픽 기념 순금 메달. 가격이 110만엔(약 1120만원)에 달한다. 도쿄올림픽 공식 온라인 쇼핑몰 갈무리
대회 전통을 이어간다는 취지도 있다. 그간 전쟁 등의 이유로 올림픽이 취소된 적은 있지만,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예외 상황에서, 4년마다 매번 짝수 연도에 열리는 여름올림픽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일 개막한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도 도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2020’이라는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 2020은 원래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연기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당시 대회 명칭을 유지하는 이유로 △대회 비전 계승 △코로나에 맞선 연대 표시 △관련 상품 재생산으로 인한 경제적 손해 축소 등을 언급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