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세트에 복식주자 0-15 대패. 전날까지 팀리그 무승 3패로 최하위. 팀 분위기는 바닥을 쳤다. 하지만 캄보디아 출신 스롱 피아비는 꿋꿋했다. 팀 성적과 관계없이 자기몫을 다했다.
스롱은 9일 경기도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2021~2022 웰컴저축은행 피비에이(PBA) 팀리그’ 크라운해태와 경기 두번째 세트 여자단식에서 한꺼번에 11점을 몰아치는 특급 활약으로 백민주에 11-9 역전승을 거뒀다.
표면적으로 한 세트 승리지만, 이 역전승은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꾸는 ‘홈런’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침묵하던 동료 선수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침묵에서 깨어났다.
이날 블루원리조트는 첫 세트 남자복식에서 다비드 사파타와 강민구 짝이 헛방을 날려, 크라운해태의 김재근과 다비드 마르티네스 짝에 영패(0-15)를 당했다. 지난 사흘간 3연패로 8개팀 중 최하위에 처진 블루원리조트로서는 간판 주자들의 패배로 의욕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세트 여자단식에 나선 스롱 피아비도 팀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듯 상대 백민주에 밀려 10이닝까지 공타에 머물렀다. 백민주는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 올려 9점에 이르렀다. 2점만 더 보태면 세트를 가져가면서 블루원리조트를 주저앉힐 수 있었다.
하지만 11이닝째 접어들었을 때 스롱 피아비의 괴력이 폭발했다. 첫 큐를 뱅크샷으로 연결해 2점을 올린 피아비는 연속해서 11점을 얻는 고감도 샷으로 판세를 뒤집었다.(11-9) 스롱이 10점째를 올릴 때는 운도 따랐지만 마지막 11번째 샷을 완벽하게 마감하면서 팀에 세트 승리를 안겼다.
피아비는 이날까지 4차례의 여자단식에서 모두 이기는 등 승률 100%를 기록했다. 소속팀 블루원리조트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강한 승부욕을 보여주는 스롱의 경기력은 동료들의 분발도 자극하고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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