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픈 커리(가운데·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21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킷모기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2022 NBA 올스타전 MVP로 선정돼 트로피를 들고 있다. 클리블랜드/AFP 연합뉴스
현대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3점슛 장인’ 스테픈 커리(34)가 올스타전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커리는 21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킷모기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71번째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 ‘팀 르브론’ 소속으로 출전해 팀의 3점 차(163-160) 승리를 이끌며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슈터의 손은 뜨거웠다. 커리는 이날 경기에서 3점슛만 16개를 성공시키며 홀로 50점을 뽑아냈다. 2016년 폴 조지가 기록한 올스타전 단일경기 최다 3점슛(9개) 기록과 팀 동료 클레이 톰슨이 2018년 세운 정규리그 단일경기 최다 3점슛(14개)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절정은 3쿼터였다. 3쿼터에서만 커리는 3점슛 6개(올스타전 단일 쿼터 최다 3점슛 기록)를 성공시켰다. 3쿼터 중반에는 3점슛 세 개를 연달아 꽂아넣으며 장내 모든 사람의 입이 떡 벌어지게 했다. 이 중 두 개는 3점슛 라인에서 한참 떨어져 하프라인 로고를 밟은 채 던지는 ‘딥 쓰리샷’이었다. 커리는 슛을 쏘아올린 뒤 성공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뒤를 돌아 관중에게 “들어갔어?”라고 물어보는 ‘노룩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등 완벽에 가까운 슛 감각을 뽐냈다.
스테픈 커리가 21일(한국시각) 미국프로농구 올스타전 3쿼터 도중 3점슛을 쏘자마자 뒤돌아 관중에게 “들어갔어?”라고 되묻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클리블랜드/EPA 연합뉴스
커리는 시즌 초 레이 알렌의 개인 통산 최다 3점슛 기록(2973개)을 500경기나 앞서 단축하며 역대 최고의 자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1월에는 ‘데뷔 후 최악의 부진’ 소리가 나올 만큼 슛감이 좋지 않았다.
2월 들어 서서히 기량을 회복한 그는 별들의 잔치에서 별 중의 별로 자리매김하며 미국프로농구 75주년 올스타 최우수선수를 위해 특별 제작된 ‘코비 브라이언트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이날 경기의 유력한 엠브이피 후보로 뽑혔던 팀 르브론의 야니스 아테토쿤보(28)는 30득점 12리바운드, 팀 듀란트의 조엘 엠비드는 36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커리에게 밀렸다.
르브론 제임스(로스앤젤리스 레이커스)가 21일(한국시각) 2022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을 뛰고 있다. 클리블랜드/AP 연합뉴스
161-160으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경기는 4쿼터 ‘타깃 스코어(163)’까지 딱 2점을 남긴 상황에서 팀 르브론의 주장 르브론 제임스(38)가 직접 터닝슛을 던져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르브론은 친정 클리블랜드에서 올스타팀 주장으로 5연속 승리라는 값진 기록을 새겼다. 미국프로농구 올스타전은 3쿼터까지 앞선 팀의 득점에 24점을 더해, 4쿼터에서 이 ‘타깃 스코어’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문난 만큼 먹을 것도 많았던 잔치를 뒤로하고 미국프로농구는 오는 25일부터 후반기 일정을 재개한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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