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 할로웨이가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원주 DB의 경기에서 슛을 쏘고 있다. KBL 제공
6강 플레이오프의 길목에서 만난 고양 오리온과 원주 DB의 희비가 갈렸다. 오리온이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오리온은 21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DB와 안방 경기에서 79-7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은 23승 25패를 기록,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제치고 단독 5위를 굳혔다. 반면 3연패를 당한 DB는 8위로 내려앉았다. 6위 한국가스공사와 승차는 2.5경기. 남은 경기 수(4경기)를 생각하면 차이가 크다.
전반까지 40-40으로 팽팽했던 경기는 3쿼터 종료 후 허웅과 김종규를 앞세운 DB의 5점차 리드(61-56)로 기울었다. 승부의 향배가 갈린 건 4쿼터 총력전이었다. 외국인 선수 체력 안배 차원에서 3쿼터를 쉬고 나온 머피 할로웨이와 미드레인지에 강한 이대성이 반격의 선봉에 섰다. 둘의 맹추격으로 오리온은 종료 3분 36초를 남기고 71-71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그대로 달아나며 차이를 벌렸다.
이대성이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원주 DB의 경기에서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이승현, 제임스 메이스 등 주전들이 이탈하면서 수심이 깊었던 오리온의 그늘을 할로웨이와 이대성이 말끔히 거둬냈다. 이날 할로웨이는 27득점 13리바운드 5스틸 2블록, 이대성은 24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리온 ‘최후의 외국인 선수’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할로웨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힘들지만 내가 어떤 선수인지 증명하고 싶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경기 후 “물론 머피와 대성이가 득점을 많이 해줬지만 벤치 자원들이 중요할 때 2점을 넣어줬다”면서 “감독으로서 너무 고맙다”고 선수단 전체에 공을 돌렸다. 뼈아픈 일격을 당한 이상범 DB 감독은 “선수들은 잘해줬다. 내가 큰 미스를 했다. 제 타이밍에 선수를 쓰지 못했다.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자책했다.
두 팀은 이틀 뒤인 23일 다시 만난다. 이상범 감독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처지지 말고, 다음 경기도 최선을 다해서 임하겠다”고 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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