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선수들이 30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V리그 케이비(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승리하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세트스코어 1-1이 된 3세트. 한국전력은 반드시 세트를 잡아야 했다. 3세트를 내줄 경우 승점 3을 챙기지 못해 시즌을 그대로 끝내야만 했다. 치열한 듀스 공방전이 펼쳐졌고, 한국전력은 기어이 34-32로 세트를 따냈다. 분위기를 타고 4세트도 가져오면서 5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3세트를 내주고 5세트 승부를 펼쳤다면 한국전력은 승점 2밖에 못 챙겨 준플레이오프를 성사시킬 수 없었다.
한국전력은 30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남자부 케이비(KB)손해보험과 방문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6:25/25:23/34:32/25:22)로 승리했다. 승점 3을 챙긴 한국전력(승점 56·20승16패)은 3위 우리카드(승점 59·17승19패)와 승점 차이를 3으로 줄이면서 준플레이오프를 만들어냈다. 프로배구는 3, 4위 승점 차이가 3 이하일 때만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한국전력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2016~2017시즌 이후 5시즌 만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으나 완패하면서 실패했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베테랑 박철우가 55.56%의 공격성공률을 앞세워 22점을 기록했고, 서재덕이 11점, 신영석이 9점을 보탰다. 케이비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케이타는 2세트까지만 뛰고도 24점을 폭발시키며 V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1261점)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레오가 삼성화재 소속이던 2014~2015시즌 세운 1282점. 케이비손해보험은 주포인 케이타를 3세트부터 빼는 등 이날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오는 팀을 상대로 플레이오프를 치를 때 체력적으로 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
한국전력과 우리카드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는 4월1일 열리고, 플레이오프는 4월3일 펼쳐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축 포스트시즌이 결정되면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모두 단판 승부로 열린다. 촉박한 일정 탓에 챔프전(3전2선승제)까지 가는 길목에서 체력 비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한편, 한국전력은 정규리그 때 우리카드에 6전 전패를 당했다. 한국전력이 어렵게 오른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정규리그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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