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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일석이조’ 농구기술 알고보면 더 재밌다

등록 2005-02-16 18:08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농구판에도 일거양득이 있다. 팬들은 눈 깜짝할 새 지나치는 순간이라 제대로 잡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코트 위의 선수들은 이 맛을 느끼며 코트를 뛴다. 팁인, 가로채기, 덩크슛, 공격자 반칙 유도 등은 경기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꾸는 ‘멀티’ 효과의 농구 묘기들이다.

팁인-득점·튄공잡기 한꺼번에

‘아귀다툼’마냥 치열한 골밑 몸싸움 끝에, 혹은 2선에서 몸을 날려 얻는 팁인은 대표적인 농구판 일석이조의 사례다. 림 위의 공을 손끝으로 툭 쳐 넣어 ‘탭 슛’이라고도 부른다. 이 슛이 영양가 만점이다. 슛이 성공하면 튄공잡기와 득점을 동시에 얻는다.

공이 손에 닿는 순간 기록 판정원은 해당 선수에게 튄공잡기를 기록하고 곧이어 득점도 기록한다. 그뿐만 아니다. 팁인에 성공하면 선수는 튄공을 잡고 내려온 뒤 다시 장대숲을 헤치고 뛰어오르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흔히 장신 선수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탄력과 감각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손끝으로 톡 쳐 밀어 넣는다. 종종 외국인 선수들은 이를 바로 호쾌한 슬램덩크로 연결하기도 한다. 미국 프로농구에선 섀퀼 오닐(마이애미 히트)이 이 슛에 능하다. 한국에서는 의욕이 좋은 김주성, 자밀 왓킨스(이상 TG삼보) 등이 자주 한다.

가로채기-“수비되지, 속공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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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로채기 1위는 경기당 2.38개(총 100개)의 김승현(오리온스)이다. 드리블하는 선수 앞에서 재빨리 손을 쑤셔넣어 리듬을 흩트려 뺏기도 하고, ‘패스 길’을 중간에 잘라 얻기도 한다. 이렇게 가로챈 공은 곧바로 속공으로 연결된다. 손쉬운 득점은 덤이다. 가로채기도 팁인과 같이 2개의 기록이 동시에 기록된다. 빼앗은 선수의 기록만이 아닌 빼앗긴 선수의 실책이 기록되는 것이다.

게다가 빼앗긴 선수는 ‘슛이 빗나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낭패감에 빠진다. 가로채기 뒤에 종종 반칙이 따르는 것도 이런 심리적인 위축감 때문이다.

길거리 농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랑이 사이로 드리블하는 현란한 기술이 실제 프로농구에서 나오지 않는 것도 이 드리블이 가로채기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한 경기 최다 가로채기 기록은 7개다. 김승현과 앨버트 화이트(전자랜드)가 세웠다.

덩크슛-호쾌한 한방 2점+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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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이 귀하던 시절이 있었다. 10여년 전 농구대잔치 때만 해도 서장훈이나 현주엽이 대학 맞수전에서 하던 ‘엉성하고 밋밋한’ 덩크슛은 2점 이상의 효과를 올렸다. 덩크를 한 쪽 응원단은 신이 나서 기세가 오르고 덩크를 당한 쪽 응원단은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해했다.

지금은 외국인 선수들이 매 경기 덩크슛을 뽐내지만 효과는 여전하다. 크리스 랭(SK)은 지난달 서울에서 처음 열린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경기 중반 ‘과격한’ 덩크슛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친선’에서 ‘대결’로 급반전시켰다.

알렉스 스케일(삼성)은 6일 티지삼보 전에서 팔을 360° 휘둘러 내리꽂는 ‘풍차날개 덩크슛’으로 팬을 열광시켰다. 특히 골밑에 수비 선수를 두고도 그대로 그 앞에서 내리꽂는 슬램덩크는 상대에게 무력감까지 던져준다.

공격자 반칙-유도 상대 기꺾기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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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부쩍 강화된 규칙 가운데 하나가 공격자 반칙(파울)이다. 이미 수비지역에 자리를 튼 수비수를 무리하게 밀치는 행동이 공격자 반칙의 주된 대상이다. 공격자 반칙은 기세를 올리며 공격하던 팀에 찬물을 끼얹는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상대와의 작은 부딪침에도 허리가 꺾일 듯이 몸을 젖히며 넘어지는 과장된 동작의 ‘할리우드 액션’도 나온다. 심판의 눈을 속이려는 동작이라 팬들의 비난도 많다. 그러나 한번 내려진 판정은 번복이 어렵다.

최근엔 13일 케이씨씨(KCC)-오리온스 경기에서 이상민이 김승현에게 반칙을 얻어낸 동작을 두고 농구연맹(KBL) 홈페이지 게시판이 ‘할리우드 액션’ 논쟁으로 시끄러웠다. 축구에서는 이런 과장된 동작에 가차없이 노란 딱지가 올라가지만 아직 한국프로농구에서 제재는 없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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