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연맹 경기규칙 바꿔…주먹 타격도 점수 인정 태권도가 탈바꿈한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WTF)은 11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임시 집행위원회를 열어 서든데스와 주먹기술 채점제 도입을 뼈대로 하는 경기 규칙 개선안을 확정했다. 연맹은 그동안 동점일 때 심판 재량에 따라 우세승 판정을 내렸으나 앞으로는 연장전을 펼쳐 먼저 점수를 올리는 선수가 승리하도록 했다. 주먹 타격도 점수로 인정하고, 선수가 장갑을 끼도록 했다. 태권도는 그동안 주먹 기술을 점수로 인정하지 않아 발 기술이 위주로 경기가 펼쳐져 ‘태권도가 아니라 태도’란 비아냥을 들어왔다. 서든데스는 다음달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선수권부터 적용한다. 이밖에 세계연맹은 지금 가로 세로 12m의 경기장을 가로 세로 10m로 줄여 적극적인 경기를 유도하도록 했다. 부심도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남자부 경기시간을 3분 3회전에서 2분 3회전으로 줄였다. 그러나 연맹은 전자보호구와 색깔도복 도입은 유보했다. 김세혁 삼성 에스원 감독은 “바뀐 규칙이 적극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러나 등 부위 득점을 배제하지 않아 큰 기술을 쓰는 데 장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태권도가 본래의 모습을 잃고 최근 유행하는 일본의 격투기를 닮아가려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세계연맹은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뒤 태권도가 지루하다는 비판에 몰리고, 우슈·가라데 등이 올림픽 정식종목 자리를 위협하는 데 위기를 느끼고 개혁위원회를 꾸려 규칙개정에 힘써왔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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