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몸 바쳐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남지연이 6일(한국시각) 베트남과의 예선전에서 몸을 던져 공을 받아내고 있다. 한국의 3-0 승. 도하/신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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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선수들의 ‘몸’이 고통받고 있다. 착 달라붙는 짧은 유니폼 때문이다.
2006~2007 브이(V)-리그부터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은 더 달라붙고, 더 짧아졌다. 경기장에서 발길을 돌리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짧아진 유니폼 때문에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선 양팔을 뻗으면서 수비를 할 때 상의가 올라가 배나 등이 노출되지 않을까 신경부터 쓰인다. 몸을 날리면서 공을 받을라치면 상의가 올라가면서 속살이 그대로 코트에 닿아 까지거나 심하면 화상을 입기도 한다. 지에스(GS)칼텍스의 라이트 나혜원(21)은 “맨살이 코트에 반복적으로 닿으면 화상을 입기도 하는데, 계속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낫지도 않고 또 흉터가 생길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짧아진 하의도 문제다. 선수들은 공격이 끝났을 때나 서브할 때 바지를 끌어내리기 바쁘다.
도로공사 세터 김사니(26)는 “짧아진 유니폼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기는 한다. 등도 보이고, 바지도 자주 올라간다”면서도 “짧아진 유니폼을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하다. 요즘에는 운동만 잘해서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지 않냐”면서 쓴 웃음을 지었다.
경기 중 상대팀 뿐만 아니라 유니폼과도 한바탕 전쟁을 벌여야 하는 여자배구 선수들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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