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성 전 한화 2군감독
명예훼손 고소 취하한 백기성 전 한화 2군감독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먼저 용서해 제 부족한 덕을 채우겠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백기성 전 한화이글스 2군 감독은 대전지검에 자신을 비난해 입건된 후배 선수를 용서해달라며 탄원하고 고소 취하서를 냈다.
그의 명예훼손 사건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20일 구단 홈페이지에 ‘2군 백기성 감독의 실체’라는 제목으로 “백 감독이 ㅅ코치를 해임하려고 하고, 선수들에게 술을 먹이고, 특정 선수를 편애하는가 하면 때리기까지 한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비롯됐다.
이 글은 곧 삭제됐으나 3일 뒤 다시 게재되면서 한화 팬사이트 등에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어려서 야구복을 입고 마흔다섯해 동안 선수와 지도자로서 명예롭게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모든 게 한순간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경찰에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고소했다.
2군 리그 우승을 일궈 냈는데도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자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누가 했을까?’ 등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수사결과 밝혀진 용의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2군 선수 1명과 구단 팬 및 그의 친구 등 3명. 선수는 뒤늦게 백 감독에게 “잘못했다”며 선처를 빌었다.
그는 “처음에는 명예를 잃었다는 허탈감에, 나중엔 배신감에 술을 마셨다”고 했다. “하도 괘씸해서 처벌받게 하자는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어머니 1주기를 지내면서 아직 젊고 야구밖에 모르는 후배인데 기회를 주자고 다짐했습니다.”
용서하자고 마음 먹자 울분이 가라앉았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덕이 부족하다고 반성도 했다. 그는 선수에게 “고소를 취하할테니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 선수는 최근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에 “잘못했다. 사실이 아니다. 백 전 감독께 사죄한다”는 글을 올렸다. “프로야구 2군 선수들은 적은 연봉에 여관에서 잠자며 1군 경기가 없는 틈에 경기를 하면서도 늘 방출을 걱정합니다. 리그 우승보다 마음을 달래줬어야 했는데….” 자책하는 그를 보며 그가 80년초 이끈 고교 야구부의 멋진 애칭이 떠올랐다. ‘역전의 명수!’ 대전/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용서하자고 마음 먹자 울분이 가라앉았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덕이 부족하다고 반성도 했다. 그는 선수에게 “고소를 취하할테니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 선수는 최근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에 “잘못했다. 사실이 아니다. 백 전 감독께 사죄한다”는 글을 올렸다. “프로야구 2군 선수들은 적은 연봉에 여관에서 잠자며 1군 경기가 없는 틈에 경기를 하면서도 늘 방출을 걱정합니다. 리그 우승보다 마음을 달래줬어야 했는데….” 자책하는 그를 보며 그가 80년초 이끈 고교 야구부의 멋진 애칭이 떠올랐다. ‘역전의 명수!’ 대전/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