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때 스타트 연습 병행..세계 최고 수준 도약
제12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의 레이스를 살펴보면 유난히 출발 반응시간이 빠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 치른 경기는 지금까지 모두 다섯 차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박태환은 0.68초의 스타트 반응을 보였고, 결승에서도 0.68초로 가장 빨라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은메달을 딴 우사마 멜루리(튀니지)는 0.79초였고 동메달리스트 그랜트 해켓(호주)은 0.81초였다.
동메달을 따낸 자유형 200m에서는 더 빨랐다. 예선에서 0.67초를 기록한 뒤 준결승에서 0.69초로 잠시 낮아졌지만 결승에서 0.66초의 스타트 반응으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딴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0.77초 보다 0.11초 빠른 것이었다.
이처럼 이번 대회 자유형 레이스에서 박태환의 스타트 반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박태환보다 빠른 선수는 남자 접영 5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롤랜드 쇼먼(남아프리카공화국) 정도다. 쇼먼은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0.64초를 기록하며 48초87, 6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수영은 0.01초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스타트 반응을 줄이면 매우 유리한데, 박태환이 스타트 때 빠른 반응을 보이는 건 '아픈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혀 주목을 받았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자유형 400m 예선에 나서 부정출발로 실격하고 말았다. 마음이 앞섰기 때문에 출발 공 소리보다 몸이 먼저 나갔던 것. 박태환은 당시 화장실에 숨어서 두 시간 가량 울며 아쉬움을 곱씹었고 이후 유난히 스타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전담 코치인 박석기 전 대한수영연맹 경영 감독에 따르면 박태환은 훈련 전후로 20분 가량 출발 연습을 따로 하고 있다. 호루라기 소리를 들은 후에야 몸을 날렸다가 다시 물 밖으로 나와서 출발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 귀찮고 힘들 수도 있지만 박태환은 스타트 훈련을 할 때만큼은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박 감독은 전했다. 박 감독은 "아테네 때 아픈 추억이 있어서 본인도 스타트 훈련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0.6초 대의 빠른 출발 반응을 보이는 건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멜버른=연합뉴스)
박태환은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혀 주목을 받았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자유형 400m 예선에 나서 부정출발로 실격하고 말았다. 마음이 앞섰기 때문에 출발 공 소리보다 몸이 먼저 나갔던 것. 박태환은 당시 화장실에 숨어서 두 시간 가량 울며 아쉬움을 곱씹었고 이후 유난히 스타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전담 코치인 박석기 전 대한수영연맹 경영 감독에 따르면 박태환은 훈련 전후로 20분 가량 출발 연습을 따로 하고 있다. 호루라기 소리를 들은 후에야 몸을 날렸다가 다시 물 밖으로 나와서 출발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 귀찮고 힘들 수도 있지만 박태환은 스타트 훈련을 할 때만큼은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박 감독은 전했다. 박 감독은 "아테네 때 아픈 추억이 있어서 본인도 스타트 훈련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0.6초 대의 빠른 출발 반응을 보이는 건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멜버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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