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이 뛰는 농구 보셨나요
스포츠창
국내 농구 경기에서 한팀 선수가 2명만 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13일 협회장기 전국남녀농구 대전여상과 청주여고의 예선경기에서 4쿼터 막판 대전여상 선수가 2명이 뛰었다. 선수가 고작 5명 뿐인 대전여상은 3명이 5반칙 퇴장당했다. 농구는 규정상 2명 이상일 경우엔 경기를 계속 할 수 있다.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에서 패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대팀 청주여고도 막판엔 4명이 뛰었다. 청주여고 역시 선수가 6명에 불과한데, 2명이 5반칙 퇴장당하고 말았다.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은 2명이 뛴 대전여상이 ‘무려’ 4명으로 맞선 청주여고를 74-69로 이겼다.
이런 일은 여고농구의 선수부족 사태에서 비롯됐다. 2006년 전국체전 여고부 1회전에선 선수가 7명 뿐인 동주여상은 4명이 뛰고도 기전여고를 98-89로 이겼다. 당시 동주여상 관계자는 “선수가 적어 평소에 4명이 뛰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했다. 명신여고는 선수 6명 중 3학년이 4명이라 올해를 끝으로 팀이 해체될 예정이다. 전통의 명문 은광여고도 해체설이 나돌고 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한국여자농구의 위기가 우스꽝스런 해프닝 속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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