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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핸드볼 중동심판 ‘막가는 휘슬’ 누가 막나

등록 2007-08-27 21:22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서 좌절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국 여자핸드볼팀.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서 좌절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국 여자핸드볼팀. <한겨레> 자료사진
여핸드볼, 노골적 편파판정에 눈물
아시아연맹 회장이 쿠웨이트 왕자
25년간 장악 쥐락펴락에 속수무책

“요걸 조심해야 해요.”

국제심판인 강태구(47) 전 핸드볼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은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호루라기 부는 시늉을 했다. 핸드볼인들은 내년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두고 진작부터 중동 심판들의 편파판정을 우려했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도하아시아대회에서 남자대표팀이 어처구니없는 편파판정에 희생된 바 있다.

이번 올림픽예선을 앞두고 애초엔 9월1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남자팀을 더 걱정했다. 이슬람권인 중동국가들은 남자 핸드볼에 훨씬 치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5일 카자흐스탄에서 시작된 여자예선부터 사단이 났다. 제대로 붙으면 10골 차 이상 꺾을 수 있는 일본에게 1점 차로 분패한 것이다. 국제심판인 임규하 대한핸드볼협회 경기이사는 “남자팀이 도하아시아경기대회 때 당한 수법 그대로다. 당시 에이스 윤경신을 일찌감치 퇴장시켰듯이 전반에 오성옥부터 레드카드를 내밀어 쫓아냈다”며 “중동심판들이 껄끄러운 한국을 떨어뜨리고 같은 이슬람권인 홈팀 카자흐스탄을 밀어주기 위해 일본 편을 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여자핸드볼은 올림픽 금메달 전략종목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도하대회 때 남자팀 사령탑으로 편파판정 희생의 당사자였던 임도헌 조선대 감독은 “여자팀까지도 당할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29일 출국을 앞둔 남자대표팀 걱정도 태산이다. 김태훈 감독은 “충격이 크다”며 “큰 실력 차이로 편파판정을 뛰어넘으려고 했지만 작심하고 휘슬을 불어제끼면 대책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그나마 국제핸드볼연맹(IHF)에서 독일 심판을 파견하는 게 다행이지만 한국 경기 때 배정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

중동 심판들의 편파판정은 쿠웨이트가 국제핸드볼연맹을 쥐락펴락하는 데서 비롯됐다. 현재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은 쿠웨이트 왕자인 아메드 알파하드 알사바. 그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으로, 무려 25년 동안 아시아 핸드볼계를 장악하고 있다. 2000년 국제핸드볼연맹(IHF) 회장 선거 때는 이집트 출신의 하산 무스타파를 지원해 당선시켜 세계핸드볼계까지 쥐고 흔든다. 핸드볼 강국인 북유럽조차 막강한 ‘오일달러’ 위력 앞에 두 손을 들었다.

한국은 스포츠 외교에서도 속수무책이다. 국제핸드볼연맹이나 아시아핸드볼연맹에서 부회장이나 집행위원같은 ‘힘 있는 자리’에는 국내 인사가 한명도 없다. 핸드볼협회 간부는 “올림픽에서 메달 한두 번 놓칠 것을 각오하더라도 중동이 지배하고 있는 국제핸드볼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판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도하아시아경기 카타르전땐 ‘자격정지’ 심판 배정 물의도

중동심판 경기 번번이 패배

지난해 2월 타이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쿠웨이트한테 예선에서 2골 차, 결승에서 3골 차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런데 두 경기 모두 어이없게도 같은 중동국가인 카타르와 이란 심판이 잇따라 배정됐다.

여자대표팀의 ‘아테네 은메달 투혼’도 하마터면 물거품이 될 뻔했다. 4년 전 일본 고베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한국은 2위에 그쳤다. 당시 한국과의 경기 때 쿠웨이트 등 중동심판이 배정됐고, 한국은 중국·일본에 비기고 말았다. 여자대표팀은 또 2001년 카자흐스탄 아시아선수권 때도 중동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전력 차이가 큰 카자흐스탄에게 졌다.

지난해 12월 도하아시아경기대회 때는 한국과 카타르 전에서 쿠웨이트 심판의 노골적인 편파판정으로 물의가 빚어졌다. 당사국 카타르마저도 “재경기를 갖자”고 제안했지만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특히 쿠웨이트 심판들은 편파판정 이력으로 자격정지 징계까지 받았지만 아시아연맹은 “세계대회 출전자격만 박탈했다”고 시치미를 뗐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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