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우 케이씨씨 감독은 의뭉(?)스럽다.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허허실실’한 화법에다 급하고 높낮이가 심한 말투, 얘기를 하다가도 화제가 갓길로 새기 일쑤다. 뭔가 한참 들었다 싶은데 막상 돌아서면 딱 잡히는 이야기가 없다. 남는 것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등 뻔한 얘기들 뿐이다. 경기 전 뭔가 ‘기사거리’를 찾아 라커룸을 들른 기자들이 “오늘도 ‘맹탕’이네”하고 돌아서는 일이 잦다.
하지만 실속은 다 챙긴다. 괜히 신산(神算)이 아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몰아쳐 에스비에스 단테 존스 돌풍도 단칼에 잠재웠다.
“잘할 때는 무한대로 좋아 보이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어려울 적에 희생하고 돕는 것이죠. 실패 경험이 적은 단테는 끈끈한 면이 약하다고 봤는데 결국 드러나더군요.” 신 감독은 6일 원주에서 지난해 맞붙어 이긴 티지(TG)삼보와 다시 7전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시작한다. “어차피 2등 하려는 팀은 없죠. 70%의 준비와 30%의 운이라고 봐요. 기회를 잡아야죠.” ‘신산’의 머리는 이미 수읽기에 들어갔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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