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24·고양시청) 사진 AP연합
과학적 훈련에 1kg 승부전략 ‘합작품’
타이 치앙마이 2007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부 75㎏이상급 장미란(24·고양시청)의 세계대회 3연패 달성은 과학적·체계적인 지도와 피나는 훈련이 합작해 빚은 성과다.
■ 과학적인 준비= 대회에 앞서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은 장미란의 근육밸런스가 안 맞으면서 오른다리가 왼다리보다 10㎝정도 뒤로 처지는 것을 발견했다. 장미란은 이에 따라 집중적인 근력강화 훈련을 통해 밸런스를 정상화시키고, 바벨이 엉덩이 위에서 움직이는 라스트풀 동작을 되풀이하면서 자세를 교정했다. 과학연구원은 심리상태도 지속적으로 체크해 도하아시아대회 패배와 고려대 등록포기 등으로 올 초 그를 감싸던 불안감을 해소하고 최상의 멘탈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도왔다.
■ 경기 당일 전략= 종이 한장차 경기력을 가진 라이벌간 대결. 장미란의 3연패 달성에는 경기력뿐 아니라 치밀한 전략도 밑받침됐다. 인상종목에서 세계기록 보유자 무솽솽이 139㎏을 성공시키자 장미란은 138㎏을 들어 1㎏차 추격권에 두고 주종목인 용상에서 승부를 걸었다. 용상 2차시기에 무솽솽이 177㎏을 들자 장미란은 1㎏을 더 얹어 상대를 압박했다. 무솽솽은 3차 시기에 대표팀 오승우 감독이 ‘예상한 대로’ 180㎏을 선택했다. 장미란은 이에 맞서 181㎏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선수의 기량과 벤치의 작전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 타고난 신체조건= 무솽솽보다 체중이 20㎏ 가량 적은 장미란이 세계정상을 유지하는 힘은 강한 하체에 있다. 역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 장호철(53)씨의 장점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또 체지방이 적은 대신 근육양이 많은 것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무게지만 180㎏에 이르는 바벨을 들 수 있는 원동력이다.
■ 피나는 노력= 새벽 6시께 훈련을 시작해 오전·오후를 거치면서 2~4시간씩 휴식과 훈련을 반복한다. 강화 훈련에 들어가면 저녁에도 훈련이 이어진다. 사실상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훈련의 연속이다. 장미란은 이 시간 동안 100㎏이 넘는 바벨을 하루 평균 150~200회 들었다 내린다. 아버지가 “내 딸이지만 너무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이 종종 안타깝다”고 말할 정도다.
■ “185㎏도 가능하다”= 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연구원(생체역학)은 “근육 절대치를 올리고 속도 훈련을 성공적으로 해내면 용상 185㎏·인상143㎏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워’를 내기 위해서는 근력뿐만 아니라 ‘속도’가 필요한 데 근육수축 속도를 높여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교정을 통해 결실을 보고 있는 동작에 대한 자동화는 필수적이라고 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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