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주·정선민·전주원 등 주전 잇단 난조 속
백업요원 최대 활용…톱니바퀴 조직력 선보여
백업요원 최대 활용…톱니바퀴 조직력 선보여
5일 안산 신한은행의 선발 명단은 눈을 씻고 봐야했다. 주력 선수인 전주원-정선민-진미정-최윤아 대신 이름도 생소한 김유경(18·167㎝) 등 벤치멤버들이 대거 투입됐다. 박건연(45)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에 앞서 “우리를 만만하게 본 것 같다.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국내 최고 개인기를 자랑하지만 신한은행은 이날 특정 선수에 의존없이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과시했다. 15득점 이상이 없었지만 10명이 돌아가며 점수를 뽑았다. 임달식(42) 신한은행 감독은 77-66으로 승리를 이끈 뒤 “개인기만 강한 팀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 백업멤버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임 감독은 “들어갈 때까지 쏘라”고 주문했다. 하은주 등 스타 선수들이 부진할 때도 백업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
실제로 신한은행은 가드진이 3점슛 26개를 시도해 8개(성공율 31%)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2쿼터 막판 진미정이 3점슛 3개를 잇달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왔고, “아직 감이 안온다”며 앞서 5개를 실패했던 전주원도 4쿼터 연속 3점슛 두개를 뽑아냈다.
임 감독은 “스타 선수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20여개에 이르는 패턴 플레이를 준비해 조직적인 농구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오밀조밀한 신한은행식 본래의 조직력을 강조한 말이다.
신한은행은 ‘스카이’ 하은주가 시즌 개막 직전 무릎 부상으로 아직 한경기도 못나오고 있고, 정선민과 전주원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 이 때문에 첫 경기에서 신세계에 진땀나는 연장 역전승을 거뒀고, 두번째 금호생명에게도 종료 4분 전, 1점 차로 쫓기는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임달식 감독은 우리은행 전을 계기로 ‘스타급 선수’ 없이도 이길 수 있는 비법을 찾아가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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