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 대구 오리온스 감독(48)
“수비 요령 모르는” 이동준, 이규섭 꽁꽁 묶고
“받아 먹는 스타일” 김병철, 과감한 돌파 21점
“받아 먹는 스타일” 김병철, 과감한 돌파 21점
“이겼지만 어려운 경기였다.”
5연패 끝에 얻어낸 승리. 하지만 연패탈출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8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 앞서 이충희 대구 오리온스 감독(48)은 5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먼저 “김승현이 없으면 방법이 없다. 수비로 이겨야 한다”며 주전가드 공백을 크게 걱정했다. 하지만 또다른 가드 정재호가 있었다. 그는 고비마다 삼성의 공을 가로챘고(4개) 공격에서도 18득점(3점슛3개) 8도움, 4쿼터 3분21초엔 추격을 뿌리치는 과감한 장거리 3점슛으로 해결사 노릇까지 했다.
“수비하는 요령을 모른다”고 꼬집었던 이동준은 삼성의 주포 이규섭을 3·4쿼터에 8점으로 꽁꽁 묶었고, 종료 4분 전엔 시원한 덩크슛을 꽂아 넣으며 공격에서도 기여했다.
‘받아먹는 스타일’이라던 김병철(21득점·5도움)은 과감한 골밑 돌파로 자유투 17개를 끌어내 13개를 성공시켰고, “알아서 해줄 수 있는 외국인선수가 아니다”라고 봤던 리온 트리밍햄은 27득점(12튄공)을 쓸어담았다. 막판 추격전을 펼친 삼성에 6점차 승리를 지켜 “경기 막판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걱정도 이날 경기에서는 필요없었다. 5연패팀에 예상밖 패배를 당한 삼성으로선 이 감독이 엄살을 떤 셈이 됐고, 오리온스 입장에선 소속팀 감독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간 셈이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김승현이 없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지만, 팀 분위기는 오히려 단단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 부상 끝에 수술을 받은 김승현이 8주 안팎이면 복귀할 것으로 보여 ‘못해도 6강’이라는 전력 회복도 시간문제가 될 전망이다. 오리온스는 10일 안방에서 전주 KCC를 상대로 2연승을 노린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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