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앤지, 빠른농구로 선두권 위협
시즌 전만해도 약체로 평가받았다. 간판이었던 양희승까지 부산 케이티에프(KTF)로 보낸 뒤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다른 게 나왔다. 필요한 건 스피드였다.
안양 케이티앤지(KT&G)가 최근 5경기 4승(1패)의 무서운 상승세로 단독 4위(6승5패)로 올라서며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 사이 속공 35개를 성공시키며 상대팀들(10개)을 압도했다. 13일 케이티에프와 경기에선 올시즌 최다점수차 승리(90-64)를 이끌어냈다. 이 경기에서도 11속공을 뽑는 사이, 상대에겐 속공을 하나만 허용하는 ‘짠물 장사’를 했다. 유도훈 감독은 “10개팀들 중 속공 성공이 가장 많고, 허용은 가장 적었다. 계속 밀어부치겠다”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빠른 발 뿐 아니라 손도 받쳐주고 있다. 케이티앤지는 도움 2위(평균 7.64개) 주희정의 손을 거쳐 경기마다 6.6개의 속공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희정은 “빠른 농구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덕분에 확률높은 득점이 손쉽게 나오고 있다.
외곽슛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유도훈 감독은 오히려 “수비에 집중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튄공을 잡으면 곧바로 속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케이티앤지는 여러 선수들이 튄공 싸움에 가담해 매 경기 수비에서만 24.7개의 튄공을 잡아내고 있다. ‘높이의 팀’으로 불리는 원주 동부(23.2개)보다 1.5개나 많다. 속공으로 정통 장신 센터가 없는 점을 보완하면서 더 많은 점수를 뽑는 데 활용하고 있다. 유 감독은 “수비만 된다면…”이란 전제로 17일 예정된 원주 동부와 경기에도 속도로 맞서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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