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23·1m80·왼쪽 사진) 이병석(30·1m91·오른쪽 사진)
신인·수비수 불구 기여도 만점
신인과 수비수. 프로농구판에서 아직은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듯한 이름들이다. 하지만 서울 SK에서는 다르다.
김태술(23·1m80·왼쪽 사진)은 연세대 졸업 뒤 올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첫 프로무대를 밟았다. 한창 적응이 필요할 만하지만, 14경기를 치른 20일 현재 도움주기 1위(평균 9.29개)를 달리고 있다. 주희정(7.8개) 이상민(7.0개) 강혁(6.8개) 신기성(5.23개) 등 이 부문 터줏대감 형들을 모두 제쳤다. 가로채기 4위(1.79개), 득점에서도 국내 선수 가운데 14위(11.71점)로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그러면서 “직접 슛하기 보다 팀 공격력을 살리는 경기를 하려고 한다”고 제 임무를 되새기며 어른스럽다. 주득점원 방성윤이 “슛 하나에도 책임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움직이는 곳으로 패스가 온다”고 할 만큼 동료들에게 신뢰도 주고 있다. 김태술은 “신인으로서 팀을 이끌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거침이 없다.
15일 이병석(30·1m91·오른쪽)은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울산 모비스에서 SK로 트레이드 됐다. 그는 “안타깝고 속상했다”고 했다. 대신 “수비 선수가 필요한 SK에서 경기에 더 나설 수 있어 좋다”고도 했다. 이병석은 2004~2005 시즌부터 내리 3년간 수비 5걸에 들었다. 이적 뒤 팀은 3연승을 달렸다. SK는 이 가운데 두 경기에서 상대를 60점대로 묶었다.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궂은 일을 맡을 수비 선수가 마땅찮았는데 이병석이 숨통을 틔웠다. 김진 감독은 “병석이가 온 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수비 뿐 아니라 득점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받치는 신인과 수비수. 이들이 2002~2003 시즌 이후 만년 중하위권을 맴돌던 SK(9승5패·3위)의 선두권 행진을 이끌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