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외국인선수 규정 뜯어보니…
최희암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부분 시간을 새로 의결된 외국인선수에 관한 규정에 할애했다.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는 17일 외국인선수에 대해 △2008~2009 시즌 신장 제한폐지(기존 1명 2m8·2명 합산 4m 이하) △2009~2010 시즌부터 2명 보유·모든 쿼터 1명 출전 △2년 이내 유럽 8개 리그 경력자 드래프트 참가자격 제한(NBA는 3년) 등을 의결했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 모임(감독자회의) 회장 최희암 감독은 이번 이사회 결정의 실효성을 꼬집었다. 외국인선 2명 보유·모든 쿼터 1명 출전에 대해서 최 감독은 “지금도 2명 가운데 1명은 35분 가량 뛴다. 구단 입장에서 2억원 가까운 돈을 절약할 수 있는데 2명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드래프트 참가자격 제한을 유럽 8개국(기존 6개국)으로 늘린 데 반해 2년 이내(기존 3년) 경력 선수로 줄인 데 대해서는 “괴물센터로 불렸던 한 선수는 또 드래프트에 선발될 것이다. 기량이 검증됐고, 젊은 선수들이 뒷돈 없이 들어오겠냐”며 우려했다. 그는 또 “신장제한은 국내선수 보호라는 측면에서 이미 합의가 된 사항인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됐다. 최 감독은 “이사회가 기술적인 부분은 감독자회의에 일임하기로 했고, (거기서) 이미 부결된 내용이다.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될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이사회가 외국인선수 문제를 대회운영이란 측면에서 볼 수도 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한 선수 문제는 농구인들인 감독위원회에 맡겨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에 대해 KBL 쪽은 “드래프트제 뒤 몸값에 걸맞는 기량의 외국인선수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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