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장면 추성훈이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종합격투기에서 미사키 가즈오의 발 공격을 당하고 있다. 에프이지(FEG)코리아 제공
무릎 꿇고 두 손 짚은 상황서 발로 공격
일서도 “반칙”…한국서 재대결 할 수도
일서도 “반칙”…한국서 재대결 할 수도
“패자에게 말은 필요없다.” 지난달 31일 <프라이드 ‘야렌노카! 오미소카’(붙어보자, 마지막날)>에서 진 재일동포 4세 추성훈(32·일본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에 대한 일본 언론의 냉정한 평가다. 일본은 1년 전 ‘로션 사건’ 논란 속에 자국의 격투기 영웅을 꺾었던 추성훈을 쉽게 용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패배가 상대 미사키 가즈오(31·일본)의 반칙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추성훈의 설욕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 인터넷판은 3일 종합격투기 K-1의 다니가와 사다하루(46) 프로듀서가 “경기 비디오에선 미사키의 반칙이었다. (쓰러진 상태에서 발로) 차여 몸이 위로 솟구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1라운드 8분께 펀치를 맞고 쓰러진 추성훈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미사키에게 사커킥까지 허용한 뒤 KO패했다. 이 대회 규정은 무릎과 두 손이 동시에 바닥에 닿은 ‘4점 포지션’ 상황에선 발 공격을 반칙으로 정하고 있다. 경기 심판을 맡았던 노구치 다이스케는 “일어서기 위해 손이 캔버스에서 떨어진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본 종합격투기 K-1을 관장하고 있는 다니가와 프로듀서가 “아키야마(추성훈)가 지난해 ‘로션 사건’ 때문에 꺼리고 있는 것 같은데 (본인이) 반드시 제소해야 한다”며 반칙으로 승패가 갈렸다고 말해, 어떤 방식으로든 설욕전이 마련될 전망이다.
격투기계로서도 한-일간 자존심이 걸린 최고의 흥행카드를 잡은 셈이 돼 재대결 성사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호치>는 이르면 3월 같은 장소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재대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신문은 “경기 뒤 미사키의 ‘일본인은 강하다’는 발언에 한국인들이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공정성을 위해 한국에서 대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해 오는 6월 준비 중인 ‘2008 서울 K-1 다이너마이트’ 대회를 염두에 두기도 했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에프이지(FEG) 코리아 정연수 대표는 “추성훈이 경기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분명히 말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