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이 17일 경기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마지막날 갈라쇼에서 황진이 옷차림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4위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
‘샛별’이 떠오르고 있다. 피겨 기대주 김나영(18·인천 연수고)이 16일 고양 어울림누리얼음마루에서 열린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자신의 합계 최고점을 14.22점 끌어 올리면서 한국선수로는 이 대회 역대 최고인 4위에 올랐다. 김나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05.41점을 획득,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 53.08점을 합쳐 158.49점을 기록했다. 지난 대회보다 무려 36.21점(13위) 더 받은 점수다. 경기 뒤 김나영 스스로가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연기를 펼쳤다. 김나영은 이날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 콤비네이션(3회전-2회전 연속 점프)을 시작으로 연속 더블 악셀(앞으로 진행하며 공중 2회전반 돌기)과 트리플 러츠-더블 토우 콤비네이션(3회전-발끝을 이용한 2회전 연속 점프)을 모두 깨끗히 소화했다. 스핀(돌기)과 스파이럴(한다리 머리 위로 들고 앞으로 나가기) 연기도 무난했다. 트리플 토루프 점프(발끝을 이용해 3회전 돌기)에서 착지가 불안한 것이 아쉬웠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표현력과 연기의 정교함이 떨어진 것도 점수를 깎아먹었다. 김나영은 “평소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서 표현력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량이 급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정상급 선수들과 같은 무대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아 ‘톱10’ 진입 가능성을 보였다. 그는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 트리플 토루프까지 완벽하게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여자 싱글에선 ‘세계랭킹 1위’ 아사다 마오(18·일본)가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만 132.31점을 얻어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60.94점)과 합쳐 193.2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유일한 라이벌로 꼽히는 ‘피겨요정’ 김연아(18·군포수리고)가 빠진 가운데 아사다는 김나영이 두바퀴 밖에 돌지 못한 악셀 점프를 3회전으로 성공시키는 등 한수 위 기량을 선보였다. 2위 그룹과 20여점차, 4위 김나영과는 40여점차 압도적인 우승을 따냈다. 마지막 연기자로 나선 안도 미키(21·일본·세계랭킹 7위)는 여자선수로는 자신만 구사할 수 있는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시도해 역전을 노렸지만, 2회전 밖에 돌지 못하는 등 부진해 합계 177.66점(60.07점+117.59점)으로 3위에 그쳤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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