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네르 프 외무 “무력진압 계속땐 특단 조처”
IOC는 “출전 거부 반대”…중국 “준비 순조” 태연
IOC는 “출전 거부 반대”…중국 “준비 순조” 태연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중국이 국제스포츠계에 내건 2008 베이징올림픽의 테마다. 국제스포츠계에서는 이번 티베트의 유혈사태로 이 구호가 자칫 빛바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가고 있다.
인권 문제에 민감한 유럽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베이징올림픽 출전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15일(한국시각)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한 베르나르 큐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무력진압이 계속될 경우 유럽 국가들은 베이징올림픽에 특별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대회 참가를 재고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쑨웨이더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은 “분리주의자들이 그들의 독립을 주장하기 위한 선전 기회로 올림픽을 이용하고 있다. 에베레스트산과 티베트를 통과하는 성화 봉송 구간 준비가 예정대로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티베트의 독립시위에 중국이 유혈진압으로 맞서면서 국제스포츠계에서는 중국이 내건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구호가 ‘중화주의’를 실현하려는 속내를 담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내건 또다른 테마인 ‘조화’도 중화권 소수민족과 주변국들을 흡수·통합해 ‘중화민족 부흥’을 위한 구실로 이용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세계적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최근 “중국이 대규모 학살이 일어난 수단 남부 다르푸르에 투자를 이유로 해당 지역 인권문제에 눈감고 있다”며 베이징올림픽 예술고문직을 사퇴해 중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한편,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 출전 거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순수한 운동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유럽국가들의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토마스 바흐 부위원장도 “IOC쪽도 중국 당국과 인권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출전 거부를 할 경우 중국과 소통의 끈이 끊어질 우려가 있어 잘못된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IOC는 이날 “중국 티베트 지역의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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