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미키(일본)가 20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벌어진 세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십 사흘째 경기에서 여자 프리 스케이팅 중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한 뒤 모로조프 코치를 향해 다가서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AP 연합
스웨덴 예테보리 피겨세계선수권대회
그의 왼쪽 종아리쪽 인대는 이미 파열된 상태였다. 21일(한국시각)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피겨세계선수권 프리스케이팅 경기. ‘피겨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강력한 라이벌 가운데 한명이던 안도 미키(21·일본)는 이날 오전 주어진 공식 훈련에 점프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주어진 35분 가운데 10분만 쓰고 링크를 빠져나갔다.
경기에 앞서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안도를 지도하는 니콜라이 모로조프 코치의 말을 인용해 “안도의 왼쪽 다리에 부상이 심각해 프리스케이팅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안도는 하루 앞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도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59.21점의 성적으로 8위에 그쳤다.
하지만 안도는 프리스케이팅에 나왔다. 안도는 앞서 네덜란드에서 가진 훈련 도중 이미 왼다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그 상태로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조프 코치는 훈련에 앞서 안도가 다시 통증을 호소하자 “더 훈련하면 앞으로 5개월 이상 스케이트를 탈 수 없게 된다”며 대회 중도 포기를 결정했다. 모로조프 코치가 “출전 포기 서류에 사인을 하라”고 했지만, 경기에 나서려는 안도의 고집을 이기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경기에 앞서 짧은 연습 시간에 두차례 점프를 시도하다 모두 넘어졌다. ‘안도 미키’ 이름이 장내에 울려나오면서 경기 시작을 알렸다. 첫번째 과제인 트리플플립이 왼다리를 축으로 써야했고, 그는 착지하는 과정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넘어졌다. 그렇게 세번을 더 넘어졌다. 안도는 천천히 일어나 조용해진 관중들의 시선을 안고 빙판을 가로질러 대회 본부에 경기 포기 뜻을 전했다. 모로조프 코치를 향해 다가서면서 눈물을 닦았다. 그런 그에게 관중들은 커다란 박수와 격려의 환호를 보냈다.
예테보리/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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