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으로 LG 꺾어 4강에…6일부터 KCC와 대결
차라리 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
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엘지(LG)가 90-96으로 서울 삼성에 져 2연패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4강 진출 확률은 95.5%(21/22). 1차전에서 진 신선우 엘지 감독은 “통계대로만 된다면 경기를 할 필요가 뭐가 있나. 변화를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고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엘지는 주전들의 계속되는 부진을 넘지 못하고 ‘통계’의 희생양이 됐다. 1차전에 단 2점으로 부진했던 현주엽이 쉬운 골밑슛을 잇달아 놓친데다, 추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턴오버(3개)까지 범하며 흐름을 끊었다. 조상현도 3쿼터 중반께야 3점포로 첫 득점을 올리면서 부진을 거듭했다. 엘지는 경기종료 1분30여초 전 이현민(13점)의 3점포로 6점 차까지 추격전을 벌였지만 경기 막판 삼성 이상민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넘지 못했다. 신선우 엘지 감독은 “선수들에게 야구선수 배리 본즈가 홈런 762개를 치는 사이 삼진 1539개를 당했다는 말을 해줬다. 모든 경험을 해봐야 전체를 볼 수 있게 된다”며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의 아쉬움을 달랬다.
반면, 삼성은 때마침 개나리, 벚꽃이 활짝 핀 창원을 찾아 ‘봄농구’의 재미를 만끽하며 4강 티켓까지 따냈다. 경기 전 안준호 삼성 감독은 “3차전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여유를 부렸고, 1차전에서 강혁이 다리가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는데도 “멀리 보면 다른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느긋해했다. 삼성은 박영민(11점)이 2쿼터에만 3점슛 둘을 포함해 8점을 쓸어담는 등 전반이 끝난 뒤 점수 차를 20점까지 벌였다. 3점슛 넷을 포함해 23점을 넣은 이원수는 “(강)혁이형이 ‘네가 할 때가 됐다’고 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큰 활약을 해 기쁘다”고 했다. 삼성은 6일부터 정규리그 2위 전주 케이씨씨(KCC)와 5전3선승제로 펼쳐지는 4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창원/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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