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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블록슛 넘어 3점포 쏴라

등록 2008-04-04 18:52수정 2008-04-06 14:04

4일 경기 고양시 홀트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지적장애인농구대회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4일 경기 고양시 홀트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지적장애인농구대회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고양시컵 전국지적장애인 농구
감독·심판 장애인 재활 ‘도우미’
이화원 홀트학교 감독이 다급해졌다. 25-22, 3점 차까지 쫓기자 이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 “총알을 아껴야 돼. 슛은 정확한 사람만 던지자”고 지시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승부욕에 불타 있었고, 감독의 지시는 귓등으로 흘려졌다.

종료 9.8초 전. 1m82·96㎏ 육중한 체구의 상대팀 홀트학교 김다솔이 3점슛 라인 밖에서 던진 공이 림에 빨려 들어갔다. 25-25 동점이 됐고 승부가 연장으로 돌입하자, 이번엔 신장이 1m40대에 불과한 추한솔이 ‘농구의 꽃’ 속공을 3차례 연속으로 구사하며 골밑을 파고 들었다. 추한솔은 코트 밖 설정원 코치의 “하나, 둘, 셋” 소리에 맞춰 스텝을 밟은 뒤 골밑슛으로 홀트 레이커스의 35-25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3일 경기 고양시 홀트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고양시컵 전국지적장애인농구대회 일반 5-5경기 2그룹 결승. 4일 개인경기까지 이틀 동안 열린 이 대회는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지적장애인의 재활과 사회적응력 향상을 돕기위해 처음 마련했다. 지적 기능이 낮아 일반적인 생활 적응에 제한이 있는 ‘지적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경기를 치른다. 설 코치는 선수교체 때 “태준이, 늦게 내보내서 미안해”라면서 손을 잡고 터치 라인까지 데리고 가 아이를 가만히 안아준다.

심판들도 다르다. 심판들은 거친 파울에 더 단호하고, 아이에게는 대단히 ‘편파적’이다. 추한솔의 자유투가 림에 닿지 않는 에어볼이 되자 김승구 주심은 “잘 했어. 하나 더 던지자”라면서 힘을 북돋웠다. 김 주심은 “스스로 사고력과 판단력을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도록,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경기는 여느 농구와 다름이 없다. 모자란 힘으로 골을 넣기 위해 가랑이 사이까지 공을 내렸다가 바가지를 퍼 올리듯 던지는 ‘풋내기슛’까지 동원해 최선을 다한다. 부모님들의 열성도 다름없다. 홀트 레이커스 최경재의 어머니 김영숙씨는 “운동을 시작한 뒤 몸도 튼튼해졌고 주위 사람들과 부쩍 잘 어울린다”고 했다. 4일 난이도를 달리 해 패스, 슛 등을 겨루는 개인기능 경기에서는 1·2그룹에서 각각 △3점슛 박지은, 신해식 △스피드 드리블 김도윤, 최민혁 △제자리 자유투 안현진, 김현기 등이 우승을 차지했다.

글·사진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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