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주희정(안양 KT&G·가운데)이 동부의 수비를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동부 94-90으로 꺾고 PO승부 원점
종료 1.7초전 자유투 2개 연속 성공
종료 1.7초전 자유투 2개 연속 성공
“2점도 좋고, 3점도 좋아. 안 들어가면 반칙으로 끊어.”
경기 종료 25초를 남겨놓고 90-92, 2점차 뒤지던 전창진 동부 감독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전 감독은 “3점을 쏘려고 해야 2점 기회가 난다”며 안팎을 모두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외곽에서 공을 잡은 동부 카를로스 딕슨이 수비 두 명이 따르는 상황에서 무리한 3점슛을 택했고, 공은 허무하게 림을 벗어났다. 동부는 1.7초를 남기고 반칙 작전을 펼쳐봤지만, 안양 케이티앤지(KT&G) 마퀸 챈들러(24점·10튄공)의 자유투 2개가 그대로 림을 통과하면서 안방 승리를 내줬다.
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케이티앤지가 최강 동부를 94-90으로 꺾고 4강 플레이오프(1승1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부도 최강팀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종료 57초를 남기고 84-90, 6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카를로스 딕슨, 강대협이 잇달아 3점슛 2개를 꽂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동부가 자랑하는 ‘트리플타워’가 4쿼터에만 13점을 쓸어 담은 챈들러의 마지막 골밑 공격을 막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케이티앤지는 1차전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주성에게 압도 당했던 주희정이 도움을 9개나 배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황진원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24점을 뽑아 외국인 선수들과 70점을 합작했다. 그는 “동부가 오히려 정규리그 1위라는 부담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다. 동부의 높이가 좋아 외곽슛이 잘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1차전보다 공격이 잘 풀렸다”고 했다. 유도훈 감독도 “5점차만 유지하면 4쿼터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속도·조직력을 앞세워 케이티앤지다운 경기로 3·4차전을 치르겠다”고 했다.
동부는 이광재·손규완·이세범 등 표명일(10점·5도움)을 제외한 가드진이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김주성은 득점과 도움에서 양팀 최다인 29점·9도움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양팀은 케이티앤지의 안방 안양에서 3·4차전(9일·11일)을 치르고, 이때도 승부를 내지 못하면 다시 원주로 돌아와 최종 5차전(13일)을 치른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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