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성(오른쪽·동부)이 11일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현호(안양)의 수비를 제치고 골밑슛을 노리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KT&G 3승 1패로 제압
17일부터 삼성과 챔프전
17일부터 삼성과 챔프전
2007∼2008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반지의 주인이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으로 좁혀졌다.
1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원주 동부가 91-77로 케이티앤지(KT&G)를 꺾고 3승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초짜 감독이 옆을 볼 겨를이 있겠나. 앞만 보고 달리겠다.” 14개월여 전 팀을 맡아 지금도 스스로 ‘초짜’라고 이르는 유도훈 감독은 케이티앤지의 색깔을 ‘속도’로 정하고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막판 4위로 처졌지만 예상을 뒤엎고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날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의 위기에 몰리고도 유 감독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전반이 끝난 뒤 13점 차(32-45)로 뒤졌지만, 3쿼터 막판 점수 차를 2점까지 따라잡으며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나와 김주성과 ‘트리플 타워’를 만든 마지막 4쿼터, 동부의 높이를 넘지 못하면서 정규리그 4위 팀의 첫 챔피언전 진출 꿈이 무산됐다.
압승을 거둘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고전을 거듭했지만 ‘최강’ 동부엔 역시 김주성이 있었다.이번 시즌 최우수선수(MVP)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선수답게 김주성은 1분도 쉬지 않고 풀타임을 뛰며 30점·12튄공·4도움을 올렸다. 김주성은 “최우수선수상에 욕심은 없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챔피언전에 임해 우승을 차지한 뒤 주면 꼭 받겠다”며 기뻐했다. 팀 내 최고참 양경민도 긴 부상 공백을 이기고 2점 차까지 쫓기던 3쿼터 100% 슛 성공률(11점·3점슛 3개)로 승리를 거들었다. 경기 뒤 전창진 감독은 “정말 잘 싸워준 유도훈 감독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선수들이 여기까지 잘 올라와 줬으니, 챔피언전에선 감독이 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은 17∼29일까지 하루씩 걸러 열리고, 먼저 4승을 따낸 팀이 이번 시즌 챔피언이 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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