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탑팀 선수들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벨로드롬에서 발대식을 열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올림픽 대표 24명 ‘탑팀’꾸려 합숙훈련
육상 기록보유자 홍석만 “기록 경신 금 따겠다”
육상 기록보유자 홍석만 “기록 경신 금 따겠다”
손으로 바퀴를 굴리는 데는 아무도 그를 당해내지 못한다. 그가 두 손으로 휠체어를 밀기 시작해 26초31이면 200m 결승선을 지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2004년 아테네에선 휠체어육상 100m 올림픽신기록(15초04)을 세우며 한국에 이 종목 역대 첫 금메달을 안겼다. 내친 김에 200m에서 세계신기록(26초31)으로 금메달을 따냈고, 400m에서도 1위와 0.01초 차이 은메달을 추가했다.
휠체어육상 세계신기록 보유자 홍석만(33·사진). 그는 “금메달을 따기 전까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해 홍석만은 스포츠기자단이 선정하는 체육대상을 장애인으로서는 처음 수상했다. 대한축구협회 K-리그 대상 시상자로도 올랐고, 장애인 체육대상과 이듬해 체육훈장 맹호장까지 받았다. 그는 “이번에도 금메달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세계기록을 깨고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홍석만은 지난 1일부터 잠실보조경기장에서 본격적인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엔 대회 150여일전, 이전에 비해 2개월이나 일찍 합숙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첫 도입한 ‘탑팀’(top team)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탑팀은 양궁 육상 등 국내 24명의 강세종목 최고 선수들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꾸려졌다. 육상에선 홍석만 한명만 포함됐다. 그는 “대단한 영광이지만 부담도 있다. 장애인체육이 안정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 성적이 후배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팔꿈치와 손가락에 부상을 당했다. “부상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내와 아이, 가족이 생긴 뒤 첫 올림픽인 만큼 반드시 메달을 건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16일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탑팀 발대식을 갖고 올림픽 메달 사냥 담금질에 본격 돌입했다. 9월6~17일까지 12일간 열리는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 한국대표팀은 양궁 육상 사이클 시각축구 등 13종목에 140여명이 출전해 종합성적 14위(금메달 13개) 이상을 노리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홍석만 선수가 지난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 역주하고 있다. 홍 선수는 이 대회에서 금메달 2개(100m·200m)와 은메달 1개(400m)를 획득했다. 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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