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32·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
코뼈부상 ‘드림2’ 불참
“정말 맞붙고 싶은 상대가 3명 있다.”
그들이 누구냐는 질문에 추성훈(32·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은 입을 다물었다. 재일동포 4세 격투기선수 추성훈은 지난해 ‘부정 사커킥’으로 당한 코뼈 부상이 낫지 않아 종합격투기 대회 ‘드림2’(4월 29일·일본 사이타마) 출전이 무산됐다. 추성훈은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러졌던 코뼈 쪽에 조금만 타격을 당해도 코에서 대량 출혈이 생겨 경기에 출전해도 ‘닥터 스톱’이 된다”며 출전 포기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애초 왼무릎 부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던 그는 “무릎 부상만이었다면 경기에 나섰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는 정말 나가고 싶었다”고 했다.
추성훈은 목표로 삼은 ‘3명’에 대해 “누구인지는 (여러분들) 상상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이 가운데 두 명은 일본의 격투기 영웅 사쿠라바 가즈시(38)와 미사키 가즈오(31)가 유력하다. 사쿠라바는 한때 추성훈이 영구 출장정지 징계를 당하게 한 ‘크림 사건’의 상대였다. 부정한 방법으로 실력을 넘으려 했다는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다. 추성훈은 “3명 중 한명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며 에둘러 사쿠라바를 겨냥하기도 했다. 미사키는 추성훈이 출장 정지가 풀린 뒤 일본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양 무릎과 손이 경기장에 닿은 4점 포지션 상황에서 얼굴에 반칙 사커킥을 가했다. 게다가 경기 뒤 “일본인은 강하다”며 굴욕적인 언사를 퍼붓기도 했다. 미사키를 꺾어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일본 언론은 추성훈이 언급한 3명 중 마지막 한 명을 현역 최강으로 꼽히는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2·러시아)로 추측했다. 대외적인 명예회복을 마친 뒤 최강인 상대를 꺾어 명실공히 최고의 격투가로서 우뚝 서겠다는 뜻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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