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빨간 건 샴페인 때문이라고 했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했다. 팀의 에이스로서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던 성적 때문이다. 그는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에야 “그때 그게 우리 실력이 아니고, 진짜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속내를 툭 털어놨다.
김주성(29·원주 동부)은 25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기자단이 던진 67표를 모두 받아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가 됐다. 이로써 그는 프로농구 사상 첫 최우수선수 그랜드슬램(정규리그·올스타전·챔피언결정전) 대기록도 달성했다. 그는 “트리플 크라운이란 상이 너무 과분하다. 부담을 갖고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라는 뜻인 줄 알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정규리그에서 김주성은 14.3점·5.9튄공·2.6도움으로 동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챔피언전에선 득점을 10점 이상 끌어올리며 25.2점·6.4튄공으로 날았다. 그는 “이전 두 번의 우승 땐 형들이 하라는 대로 했는데 이번엔 팀을 리드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5월에 새신랑이 되는 그는 “신부가 될 여자친구가 복덩어리인 것 같다. 최우수선수 상금은 여러차례 밝힌 대로 좋은 일에 쓸 계획인데 아직 여자친구에게는 허락을 받지 않았다”며 에둘러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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