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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에선 휠체어 타지만, 물위에선 자유인이죠”

등록 2008-05-28 18:33수정 2008-05-28 23:33

한국 조정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 이종례 선수
한국 조정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 이종례 선수
한국 조정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 이종례 선수
17살때 척수장애…늦깎이 입문 2년만에 본선출전권 따내
우리나이 올해 47살. 조금만 무리해도 온몸이 노곤해질 때다. 더구나 휠체어에 의존하지 않으면 이동하기도 힘든 장애인. 과연 그를 버티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이종례는 이달초(8~1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08 장애인올림픽 조정 AW1(팔만 사용할 수 있는 선수가 출전하는 여자 1인승) 종목에서 7분22초57 기록으로 우승해, 한국 조정 역사상 첫 장애인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17살 때 척수염으로 척수 장애를 겪은 뒤 휠체어를 탔고, 불과 4년 전인 2004년 탁구로 느즈막히 운동을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불같은 의지에 놀랄 수밖에 없다. 종목은 물살을 가르는 조정. 그는 “‘땅에서 불편해하던 내가 물에 떠 있을 수 있나 보다’란 생각에 처음부터 환상적이었다”며 “전혀 무섭지 않았다”고 했다.

하루 무려 4~5시간씩 연습을 거듭했다. “힘에 부쳐서 훈련을 못할 때는 속상해서 내 자신이 미워질 정도”라고 말하는 그는 조정을 시작한 지 2년만에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애초 한국 조정은 본선 진출 가능성이 낮아 관심 밖 종목이었다. 강세 종목 최정예 선수들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탑팁(top team)’ 24명에도 끼지 못했다. 탑팀이 이미 2개월여전 훈련을 시작했지만, 이종례는 본격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남편과 21살 아들을 둔 주부이기도 한 그는 “가족이 응원을 해주지만 집에 오니까 게을러져서 아무래도 연습을 안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합숙 훈련이 6월1일부터 시작돼 짧은 감이 있지만 그만큼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했다. 늦깍이로 시작해 이미 대단한 성과를 냈는데도, 또 욕심이 생기는 것일까? “기대가 굉장히 커요. 금메달도 따보고 싶구요. 가족과 코칭스태프 등 받은 것에 다 보답하려면 꼭 1등을 해야하는데 걱정이에요.”

임규오 대표팀 감독은 “세계조정연맹에서 경기 뒤 곧바로 도핑테스트를 할 정도로 지금까지 본 선수 가운데 최고의 지구력과 근력을 갖고 있다”며 “올림픽 전까지 하루 5시간 안팎 훈련을 거치면 충분히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29일로 D-100을 남겨둔 베이징 장애인올림픽(9월6~17일). 총 20개 종목별로 열리는 이번 장애인올림픽에 한국은 이종례 외에도 13개 종목 79명 선수가 참가한다. 양궁·사격·탁구 등에서 금 13, 은 6, 동 7개 이상의 성적을 거둬 종합 13위 성적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의 경기는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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