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베이징 /
‘선수촌은 잠잠하다. 하지만 결승전이 열리는 그린양궁장 바람은 초속 3m, 5시간 전부터 북북서에서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다. 3시간 뒤 예보는 남남동. 시간당 44°씩 방향이 바뀌는 만큼 실제 경기땐 지금과 맞바람,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선 이런 작전이 세워질지도 모른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가 메인프레스센터(MPC) 인트라넷망을 통해 알려주는 일기예보 때문이다.
조직위는 베이징 안 31개 경기장 개별 날씨를 하늘의 상태와 기온, 습도, 풍속, 강수량 등 여러 항목으로 나누어 예보해 주고 있다. 경기장간 거리가 가깝게는 2㎞에서, 최대 15㎞안팎을 벗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정밀한 셈이다. 게다가 경기장별 각 항목마다 3시간 단위로 예보하고, 지난 날씨는 1시간 단위로 확인할 수 있게 해놨다. 풍향은 동서남북, 4방위를 다시 4개로 쪼갠 뒤 마구잡이로 부는 바람(variable)까지 포함해 총 17개로 자세히 구분해 놓았다. 풍속은 초당 1m, 습도는 1% 단위다.
정확도는 얼마나 될까? 대기오염을 줄이기위해 인공강우까지 연구할 정도로 날씨에 목을 맨 중국 정부의 그간 노력으로 미루어 보면 어느정도 신뢰성이 있음직도 하다. 실제로 5일 오전 9시 현재의 기상 상태와 그전에 나왔던 예보와의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축구경기가 열리는 공인경기장의 경우 기온은 1.0도, 풍속은 1m/s 정도의 오차가 있었다. 우커송 야구장은 기온은 0.6도, 풍속 0.5m/s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소규모 지역에 대한 예보치고는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선 적어도 ‘하늘이 나를 버렸다’는 원망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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