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김재범…사격 진종오…레슬링 정지현 나서
베이징올림픽 대회 5일째인 12일, 한국선수단이 다시 한번 ‘금(金) 요일’을 만들 기회가 왔다.
최민호(60㎏급)가 금메달 물꼬를 튼 유도에선 김재범(23·81㎏급)이 금밭 일구기 작업에 나선다. 김재범은 한때 같은 체급(73㎏)이었던 국내 유도 최고 스타 이원희, 왕기춘의 그늘에 가렸던 ‘만년 2인자’였다.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에서 이원희에게,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표선발전에선 왕기춘에게 패했다. ‘이원희 킬러’로 통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체급을 올렸다. 자신의 미니홈피에 “울지말고 강해지자”는 다짐을 새겼고, 결국 코리아오픈·독일오픈에서 거푸 우승을 차지한 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베이징 티켓까지 따냈다. 김재범은 베이징에 입성한 뒤 “죽을 힘을 다해 싸우겠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금메달을 엮어 올릴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티아고 카밀로(브라질)가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지만, 올해 이미 한번 꺾었던 상대여서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 사격 진종오(29·KT)는 주종목인 50m 권총에서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씻는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 50m권총에 이어 10m권총에서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지만 아쉬움은 여전하다. 지난 4년간 14만발의 총알을 소비하며 훈련해온 만큼 이번 만큼은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주최국 중국의 탄종량과 레오니드 에키모프(러시아). 지난 대회 뼈아팠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면 금빛 총성을 울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침착함이 돋보이는 이대명(한체대)도 진종오와 함께 금메달을 조준한다.
‘효자 종목’ 레슬링도 시작된다. 4년전 ‘무명 신화’를 썼던 정지현(25·그레코로만형 60㎏급)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일본의 사사모토 마고토(일본)를 넘어야 한다. 이밖에도 역도 대표팀 최고참 이배영(29·69㎏급)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올림픽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합계 350㎏안팎에서 금메달을 들어올릴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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