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싸운 그녀, 세계를 번쩍 장미란 선수가 16일 열린 여자역도 78㎏ 이상급 용상 3차 시기에서 186㎏을 들어올려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인상-용상-합계 세계기록 다시 써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했다. “끄아악!” 기합소리와 함께 인상 세계신기록 140㎏이 머리 위로 올라가자 관중들이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용상 2차 때 183㎏을 얹어 합계 올림픽 기록(308㎏)과 세계기록(319㎏)을 갈아치우더니, 마지막에는 ‘누구도 기록을 넘보지 말라’는 듯 기존 세계기록보다 7㎏이나 많은 합계 326㎏를 들어 세계 역도사를 완전히 다시 썼다.
베이징 항공항천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역도 최중량급(+75㎏급) 경기. 장 선수의 목표는 분명했다. 인상과 용상 각각 1차 시기에서 안정적인 금메달권에 진입한 뒤 2·3차 시기에 세계신기록을 내는 것이었다. 상대는 바로 장미란 자신이었다.
한국역도의 간판’ 장미란(25·고양시청) 선수가 16일 인상(140㎏) 한차례, 용상 두차례(183㎏·186㎏), 합계 두차례(323㎏·326㎏) 등 하룻새 세계기록을 다섯번이나 갈아치우며 세계 역도사를 다시 썼다. 출전 선수 제한에 막힌 경쟁자 무솽솽(24·중국) 선수가 불참했지만, 2위와 무려 50㎏ 차이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향후 수년간 ‘무적 시대’가 열릴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장 선수가 이날 금메달을 보태면서, 한국 역도는 역대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이번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둘, 은메달 하나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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