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헝가리와 동메달전
지난 21일 한국과 노르웨이의 여자핸드볼 4강전 막판 터진 노르웨이의 결승골(29-28)은, 비디오 판정으로 보면 분명 골은 아니었다. 핸드볼에서 골은 골라인을 통과해야 인정되는데, 국내 방송사들의 순간 포착 화면을 보면, 후반 30분이 되기 전 찰나의 순간 공은 골라인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한국이 억울해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핸드볼이나 축구 등 종목에서는 비디오 판정을 하지 않는 게 관례다. 심판의 오심이 있더라도 일단 판정이 내려지면 번복되는 일이 없다.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인사는 “핸드볼에서 비디오 판정으로 판정을 번복하는 일은 없으며, 한국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 당일 국제핸드볼연맹(IHF) 경기감독관은 골이라고 인정했고, 한국선수단이 즉각 연맹에 판정불복 소청을 냈다. 하지만 그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제핸드볼연맹은 22일 새벽 한국의 소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대한핸드볼협회에 전자우편으로 통보했다. 국제연맹은 “준결승 마지막 순간의 결정은 사실에 입각한 판정”이라며 “경기결과는 징계위원회에 의해 확정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다시 국제핸드볼연맹이 올림픽에 파견한 배심원단(The Jury)에 이의제기를 했지만, 판정이 번복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도 체조 양태영의 오심 문제와 관련해 스포츠중재재판소까지 가면서 소송비용만 1억2천~3천만원을 썼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한번 확정된 심판 판정은 번복되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했다.
결국, 한국여자핸드볼은 23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각) 헝가리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러야 할 상황이다. 헝가리는 전날 4강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러시아에 20-22로 패한 팀. 한국이 예선 B조 리그에서 33-22로 대파한 팀이어서 동메달은 무난해 보인다.
올림픽에 5회 연속 출전한 오성옥(36·히포방크)은 “선수들이 오늘 아침 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하기는 했지만, 동메달을 꼭 목에 걸어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분위기도 다시 예전처럼 밝아졌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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