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
의족 수영선수 투아
의족 수영선수 투아
한달새 비장애·장애올림픽 출전…자유형 등 5종목 석권할듯
그에겐 경계가 없다.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채 베이징올림픽 여자 수영 마라톤(10㎞)에서 비장애인들과 겨뤄 전세계에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 나탈리 뒤 투아(24·남아프리카 공화국). 그에게 스포츠란 “경기가 시작되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것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존재다.
지난 6일 그가 남아공 깃발을 들고 다시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챠오’에 들어섰다. 한달여전 “내 꿈은 올림픽 출전이었고 그 꿈을 이뤘다”며 이미 발을 디뎠던 곳이다. 이번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다. 투아는 다시 한번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개막식 기수로 선정됐다. 한 선수가 장애·비장애 올림픽에 동시에 기수로 나선 것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달여전 비장애인들과 겨뤄서는 2시간0분49초9 기록으로 10㎞를 헤엄쳐 16위를 기록했다. 1위와는 1분22초02 차이. 납작한 플라스틱 발은 물을 차서 몸을 힘있게 밀어줄 수 없었다. 두 팔과 다른 한쪽 다리에 반응하지 못하는 검은색 원형 통으로 만들어진 의족을 끼운 채 세운 ‘위대한 기록’이었다. 그는 “나에게 다리가 하나뿐이라는 것은 장애가 아니다”라고 했다. 오른 다리가 없기 때문에 좌우 같은 균형으로 힘을 쓰면 몸이 왼쪽으로 돌아간다. 이겨낼 수 없는 ‘차이’가 아니었다. 왼다리에서 낼 수 없는 힘을 더 강한 왼팔 스트로크로 극복했다. 공을 던져주면, 한발로 선 채로 받아내는 연습으로 균형을 잡아냈다.
그는 이번 패럴림픽에선 자유형 50m와 100m, 접영 100m, 개인혼영 200m, 자유형 400m 등 5개 종목에 출전한다. 모든 출전 종목에서 금메달 ‘0순위’ 후보다.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도 금메달 다섯, 은메달 하나를 따낸 바 있다.
그는 세가지 꿈을 갖고 있다. 비장애인들과 올림픽에서 겨루겠다는 첫번째 꿈은 이미 이뤘다. “인생의 비극은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할 목표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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