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일 전지훈련 현장
“허허허~” 14일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도야마현 뉴젠시. ‘214.8㎝의 사나이’ 에릭 체노위드(29)가 연습경기에서 기대치 않던 3점슛을 터뜨리자, 전자랜드 벤치 쪽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체노위드가 골밑·미들슛을 잇따라 성공시켰고, 2m를 훌쩍 넘는 상대팀 외국인 선수의 슛을 쳐내자 팀내에 화색이 돌았다. 체노위드는 “한국식 농구가 대단히 빠르다. 하지만 네 차례 연습경기에서 적응이 돼 가고 있고, 시즌에 들어가면 상대 센터들을 괴롭혀 주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의 첫째 화두는 ‘높이’다. 미프로농구(NBA)에 진출했던 국내 최장신 하승진(23·KCC·2m22)이 돌아왔고, 그 여파로 외국인선수 신장제한이 풀렸다. 지난 시즌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체노위드를 보강해 눈길을 끌었던 인천 전자랜드가 전력을 드러냈다.
체노위드는 역대 국내 외국인선수 중 최장신인데다, 한때 엘에이(LA) 레이커스에서 뛴 적이 있어 선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도 체노위드는 4블록슛 , 2덩크슛 등을 기록하며 전자랜드의 승리에 일조했다. 최희암(53) 전자랜드 감독은 “하승진, 김주성과 맞대결을 펼칠 수준까지는 어렵겠지만, 기대만큼 한국식 농구에 적응을 해주면 팀의 약점이 상당히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체노위드 외에도 ‘외국인선수 1순위’ 히카르도 파웰(1m97)이 엄청난 탄력을 바탕으로 높이 싸움을 거든다. 대학시절 센터랭킹 1위였던 주태수(2m)의 골밑 장악 능력이 부쩍 자라나 여느 팀 골밑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외곽에서도 대학 시절 중앙대의 38연승을 이끌었던 강병현(1m93)이 가드로 나서면서 높이를 껑충 키워놨다. 여기에 슈터인 김성철(1m94)과 조우현(1m90)이 가세하면, 여느 팀의 높이가 부럽지 않다. 높이가 좋아졌으면서도 속도가 느려지지 않아 팀 전체가 힘이 붙은 모습이다. 전자랜드는 국내 첫 외국인 기술코치 커크 콜리어(48)를 전지훈련에 동행시켜 높이, 속도, 기술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도야마/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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