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더 높아졌다. 프로농구 개막을 한달여 앞두고, 궁금증을 일으키던 ‘최강’ 원주 동부의 전력이 베일을 벗고 있다. 동부는 28일 한-일 챔피언전에서 일본프로농구(BJ) 오사카 에베사에 압도적인 전력으로 2연승, 우승을 차지했다. 이벤트성 대회인데도 전창진(45) 동부 감독은 전력을 모두 가동했다. 감추지 않아도 좋을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그렇잖아도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여기에 높이와 속도가 더해졌다. 2년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다.
자타 공인 국내 최고 선수 김주성(29·2m5)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였다. 에베사와 2차전에선, 무릎 부상 재활중에도 1쿼터에만 가볍게 11점을 쓸어담았다. 공격력뿐 아니라 도움주기·블록슛 등에서 시야와 노련미까지 부쩍 향상됐다.
대학 시절 중앙대 38연승을 이끌었고, 이번 시즌 전 감독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루키 윤호영(24·1m98)도 관심을 모은다. 파워포워드로 김주성과 포지션이 겹치지만, 외국인선수가 부진할 경우 김주성과 ‘토종 쌍돛대’를 펼칠 수 있을만큼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혹독하기로 이름난 동부의 비시즌 훈련도 윤호영에게 집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표명일, 이광재, 강대협 등 지난 시즌 우승 멤버들도 건재하다. ‘도우미 스타일’ 외국인선수 레지 오코사(28·2m4)가 기복없는 활약을 예고하고 있고, 새로 영입한 웬델 화이트(24·1m94)는 에베사와 첫 경기에서 30점을 터뜨리며 신고식을 마쳤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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