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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점 잡아주면 유승민과도 해볼만”

등록 2008-09-30 08:51수정 2008-09-30 09:08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공무원 업무가 끝난 뒤 유재일씨는 구청 별관에서 이렇게 탁구를 즐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공무원 업무가 끝난 뒤 유재일씨는 구청 별관에서 이렇게 탁구를 즐긴다.
떴다! 아마고수 ① 종로구청 생활탁구단 유재일씨
주 2~3회 하루 30분 이상씩 운동하는 사람을 ‘생활체육인’이라 부른다. 우리 국민의 44%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부가 발행한 2007 체육백서는 밝히고 있다. 우리 국민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이들이 모두 생활체육인인 셈이다. 그 생활스포츠의 ‘바다’에는 엘리트선수 출신이 아니면서도 나름대로 ‘일가’를 수많은 ‘고수’들이 즐비하다. 그들의 스포츠 즐기는 법, 그들의 살아가는 법을 격주로 살펴본다.

93년 입문 아마대회 입상 수두룩
체력 달리지만 응집력으로 승부
“생활체육 지원해줬으면” 바람도

아마추어 ‘고수’라기에 이것부터 궁금해졌다. “(한국탁구 간판스타) 유승민과 맞붙으면 몇점 정도 잡아주면 됩니까?”

“요즘은 한 세트 11점제이니, 최하 6~7점 잡아주면 해볼만 합니다.” 어라! 이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아무래도 그렇지,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데…. “물론 서비스나 리시브 면에서 기량이 크게 떨어지죠. 그러나 그 정도면 이길 수도 있어요.” 그는 “과거 21점제 때, 유남규(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와 10점 핸디를 받고 편하게 쳤는데 듀스 끝에 졌다”고도 했다. “물론 좀 봐줬지요. 하~하~.”

노동장관기 단식 6회, 복식 7회 우승


실제 그의 아마추어 전국대회 입상경력을 봤더니 정말 대단했다. 1994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노동부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직장·근로자탁구대회’ 개인단식 6회 우승. 30대 중반이던 1996년부터 98년까지 3연패를 달성했고, 2연패(2001·2002년) 기록도 있다. 올해는 아쉽게 2위에 그쳤지만, 2006년에도 우승했다. 개인복식도 7회 우승에 빛난다. 지난 8월 말 경기도 광명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전국탁구동호인 한울복식대회에서는, 실업 선수출신도 나온 개인전에서 3위까지 입상했다.

그의 눈부신 활약 덕에 서울 종로구청(1996년 창단. 회원 50여명)은 아마탁구판에서는 절대강자로 알려져 있다. “저분 아니면 우리 전국대회 나갈 엄두도 못냈을 겁니다.” 탁구단 총무인 이종태(관광과)씨는 이렇게 귀뜸한다.

“한달만 해도, 뱃살 쭉~빠집니다”] 주인공은 종로구청 의회사무국 홍보주임 유재일(47)씨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공무원 일로 눈코 뜰새없이 바쁜 그이지만 탁구실력 하나만큼은 알아준다나. 50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과연 체력엔 문제가 없을까? “좀 달리죠. 그래도 즐기니까, 괜찮습니다. 앞으로 80살까지 할 겁니다. 더 하면 좋고…. 이것으로 건강관리 잘 됩니다. 다리 힘 좋아지고, 뱃살 그냥 빠집니다. 뱃살 나와 고민하는 분, 한달이면 쭉 빠집니다.”

종로구청 탁구단은 일주일에 두번(월·목) 오후 6시반부터 9시반까지 구청 별관 ‘종로가족관’에 모여 핑퐁실력을 가다듬는다. 엘리트선수 출신으로 한때 청소년대표까지 지낸 이승호(35) 코치가 5년째 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유씨는 요즘 ‘예산업무 때문에’ 정신이 없지만, 지난 25일 오후에도 나와 어김없이 몸을 풀었다.

“탁구는 심리전이다”

‘무림의 고수’들이 많은데, 유씨는 어떻게 고수 중의 고수가 됐을까? “백스매싱과 백쇼트가 다른 사람보다 월등합니다.” 이승호 코치의 평가다. 유씨 자신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연결플레이가 좋다”고 했다. 포핸드 쪽 드라이브로 강타는 못날리지만, 실수없는 연결플레이가 그의 장점이라는 것. “탁구는 잘 치기만 해서는 안되는 운동입니다. 심리싸움이지요. 저보다 잘치는 선수들 있지만, 저는 집중력과 응집력이 있습니다.” 그의 동료들도 “힘으로 한방 치는 멋있는 것은 없는데, 안정적으로 친다. 탁구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을 이끌어나는 친화력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유씨는 1993년 공무원이 된 뒤 탁구에 입문해 자신의 실력이 급작스럽게 상승한 이유에 대해 “특별히 레슨을 받은 적은 없다. 잘 치는 사람 다리와 폼을 보고 열심히 꾸준히 배웠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아마티를 못벗는 등 엉성한 면도 많다”고 단점도 지적했다.

접하기 손쉬운 운동이라서…

유씨는 전남 구례 산동초등학교 때는 핸드볼과 축구를 했고, 대학시절에도 테니스를 즐겼던 스포츠 마니아다. 그가 탁구에 입문한 이유는 “접하니 쉬우니까”다. “서울에 왔는데 테니스 칠 곳이 없더라구요. 탁구는 날씨와 장소에 영향받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전천후 운동입니다. 상대와의 싸움이니까 재미도 있고요.” 유씨는 이 코치로부터 3점의 핸디를 받고 겨루면 요즘은 이겼다 졌다 하는 실력까지 됐다고 자랑한다.

“노동부장관기 우승해도 상장만 덜렁 한장 주더군요. 그럴 수 있지만 하여간 직장시합이 활성화됐으면 합니다.” 유씨는 “정부나 체육계에서 엘리트체육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생활체육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글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종로구청 탁구단 동호인들이 지난 25일 업무가 끝난 뒤 별관 ‘종로가족관’에서 게임을 즐기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종로구청 탁구단 동호인들이 지난 25일 업무가 끝난 뒤 별관 ‘종로가족관’에서 게임을 즐기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생활탁구 즐기려면, 스타출신 탁구교실 두드리세요

국민생활체육 전국탁구연합회(회장 이동초)에 따르면, 순수하게 탁구를 즐기는 동호인은 50만명으로 추산된다. 탁구를 본격적으로 배우려는 사람들은, 가까운 주민자치센터(동사무소)나 구민센터, 노인복지회관 등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엘리트선수 출신들이 본인 이름걸고 내건 탁구교실도 곳곳에 많다. 1990년대 후반 여자대표팀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박해정씨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탁구교실을 열고 주부 등 동호인 지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사설 탁구교실은 한달에 12만~15만원 정도 레슨비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 가면 동호인들이 많아 탁구를 통해 사교도 할 수 있고, 흥건히 땀을 흘릴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연합회 등이 주관하는 전국 대회도 일년에 8~9개 정도 열려, 실력을 가다듬어 자신의 기량을 평가받을 수 있다. 탁구교실별로 혹은 지역연합팀을 구성해 대회에 나갈 수 있는데, 단체전은 연령에 관계없이 출전하고, 개인전은 연령별로 열리는 경우가 많다. 연합회가 2월 초나 3월 제작 배포하는 ‘핑퐁캘린더’를 보면 1년 일정이 나온다. 문의 (02)425-4403.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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