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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청소년?’ 아니죠 ‘당구 신동’입니다

등록 2008-11-13 08:52수정 2008-11-13 14:01

김행직이 6일 오후 수원 월드당구아카데미에서 3쿠션월드컵에 대비한 훈련을 하며 공을 노려보고 있다.   수원/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김행직이 6일 오후 수원 월드당구아카데미에서 3쿠션월드컵에 대비한 훈련을 하며 공을 노려보고 있다. 수원/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2007 세계청소년 3큐션 챔피언 김행직
축구·컴퓨터게임도 뒷전 당구장서 먹고 자고
하루 7시간 연습 “25살전 세계 12위권 목표”
“일 한번 더 저지르고 싶은데….”

행직(16·매탄고2)이는 오전 수업을 마치면 당구장으로 바로 향한다. 7시간 동안 3쿠션 당구를 치고, 아저씨들과 ‘한 게임’ 하기도 한다. 밥도 당구장에서 때울 때가 많다. 예전 같으면 ‘비행청소년’으로 찍히기 딱 좋은 모양새다.

그런데 앳된 얼굴의 행직이는 “당구는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몸에 밴 ‘쓰리 쿠션’마냥 학교-당구장-집으로 이어지는 훈련은 일상. 좋아하는 축구, 컴퓨터 게임도 뒷전이다. 풀어야할 당구 과제가 있다면 공을 놔두고 ‘길게도 쳐보고 짧게도 쳐보는 게’ 천번씩이라고 했다. “다른 친구들은 공부를 하잖아요. 저는 이걸 잘해야 성공하니까 잘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TAGSTORY1%%]

김행직은 2007년 세계청소년 3쿠션 챔피언이다. 청소년대회지만 한국인이 당구 국제대회에서 우승하기는 1992년 이후 처음이었다. “스페인에서 우승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가 한번 일을 저지르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소년은 지난 7월 맛본 성인대회 포르투갈 3쿠션 월드컵의 충격이 더 컸다. “스페인은 대회장이 어둡고 좁은 체육관 같은 곳이었어요. 포르투갈 대회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시합도 볼 수 있고, 대회 시설도 훨씬 화려하고 규모가 컸어요. 그걸 보니 저도 꼭 그 시합에 나가고 싶었어요.”

그러더니 오로지 맹훈련이다. ‘친구들하고 놀고 싶지 않냐’고 묻자 “외로운 거 별로 없어요”라고 한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위해 부모님 곁도 떠났다. 행직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당구부가 있는 수원 매탄고에 다닌다. 훈련도 당구 아카데미에서 받는다. 사는 곳은 수원역 근처 당구장 한 켠의 작은 방이다. 밥도 알아서 해결하는 행직이는 “나중에 커서 더 재미있게 놀려구요”라고 했다.

행직이가 처음 큐를 잡은 것은 여섯살 때. 아버지는 당시 당구장을 운영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당구를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숨어있는 고수들이 많아서 재미있었어요”라고 말하는 행직이는, 세계에서 당구장이 가장 많다는 한국에서 ‘당구 신동’으로 소문도 났다.


꿈은 25살이 되기 전에 세계랭킹 12위 안에 드는 것이다. 그를 가르치는 황득희 코치(2002 부산아시아경기 당구 금메달)는 “아직은 배울 게 많죠. 하지만 저 나이 때 저렇게 잘 치는 선수는 없어요”라고 말했다. 행직이는 지난 10월 수원 당구월드컵에서 64강에 그쳤다. 한번 칠 때 평균 1점을 얻는 행직이는 평균 2점 정도인 세계 정상급 수준과는 아직 차이가 있다. 국제 경기는 일반인들이 보통 하는 것보다 당구대가 더 넓고, 공은 더 작다.

그럼 4구를 치는 일반인들 수준으로 따지면 몇 점이나 될까? 행직이는 “글쎄요. 보통 어른들이 얘기하는 숫자는 300∼400정도에요”라고 말했다. 행직이는 3쿠션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이집트로 떠난다. 수원/이완 기자 wani@hani.co.kr,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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