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출전 그랑프리 9위
은반 위로 페테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아름다운 선율이 흘렀다. 하지만, 김나영(18·인천 연수여고3)에겐 안타까운 순간이 이어졌다. 가장 자신있어 하던 트리플 러츠를 비롯해 네 가지 3회전 점프에서 모조리 감점을 당했다. 시즌을 앞두고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트리플 살코 점프는 아예 1회전밖에 하지 못했다.
‘피겨샛별’ 김나영은 22일(한국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시리즈 5차대회(컵 오브 러시아) 프리스케이팅에서 82.69점(기술요소 45.33점+구성요소 37.36점)을 얻는 데 그쳤다. 지난 2월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기록했던 개인 최고(105.41점) 보다 22.72점이나 낮다. 김나영은 전날 쇼트프로그램(43.26점·10위) 점수를 합쳐 합계 125.95점으로 참가선수 10명 가운데 종합 9위로 러시아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만, 아직 발돋음하는 단계의 김나영으로선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대회였다. 세 차례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모두 ‘레벨 4’로 안정적인 점수를 확보한 만큼, 평소 자신있어 하던 점프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 또 수준급 선수들이 꼭 갖춰야 할 트리플 살코를 과감하게 선보인 점도 고무적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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