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31). 한겨레 자료사진
발목 부상 딛고 삼성생명 7연승 ‘일등공신’
공격 파울유도 1.87개 1위…득점력도 탁월
공격 파울유도 1.87개 1위…득점력도 탁월
‘절대 강자’ 신한은행(13승2패·1위)의 12연승을 저지할 수 있는 기회. 경기 종료 3분 전, 이호근(43) 삼성생명 감독은 결국 박정은(31)을 다시 불렀다. 다잡았다고 생각했던 ‘대어’ 신한은행이 54-53까지 쫓아오자, 파상공세를 막아줄 ‘굿수비(공격자 반칙 유도)의 달인’ 박정은이 필요했다.
박정은은 4쿼터 초반 신한은행 정선민에게 발을 밟히면서 발목 부근이 꺾이는 부상으로 벤치에 물러나 있었다. 그는 “발이 꺾이는 순간 으드득하는 느낌이었다”고 했고,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채 두 명의 의무진에 들려 나올 만큼 큰 부상이 우려됐다. 하지만, 박정은은 발목을 싸매고 다시 코트에 들어섰다.
넉점차로 힘겹게 앞서던 경기 종료 1분30여초전, 박정은은 상대방을 숨막힐 듯 압박하는 특유의 ‘질식 수비’를 펼쳤다. 이 수비를 견디지 못한 진미정이 결국 24초 공격제한시간에 걸리면서, 삼성생명은 신한은행을 침몰시키고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박정은은 경기 뒤 “진드기 같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각오였다”고 했다. 분위기를 끌어온 2쿼터 때, 팀의 18득점 가운데 혼자서 11점을 쓸어담았다. 경기 중간 부상 탓에 25분밖에 뛰지 못하고도 이날 하루만 14점(3점슛 2개)·4튄공·3도움으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정은은 이번 시즌 ‘장년층 트로이카’ 이미선(29)·이종애(33)와 함께 삼성생명(11승4패·2위)의 승리 방정식을 쓰고 있다. 15경기에서 평균 15.73점을 넣으며 득점 3위에 오르는 등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거의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3점슛에서도 47개(평균 3.1개)로 2위 변연하(33개)를 멀찌감치 따돌려 둔 상태다. 매 경기 평균 35분 이상(6위)을 뛰면서 굿수비 1위(1.87개), 도움주기 5위(4.40개), 팀공헌도 5위(473.70점), 가로채기 10위(0.93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호근 감독은 “정은이가 3라운드 들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실하고 책임을 다하는 성격이 경기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다”며 “팀의 주득점원으로서 100% 역할을 해준다”고 평가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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