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KT&G 상대로 시즌 최다승 타이…함지훈 골밑활약 20점
공동 선두 세 팀이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던 프로농구 선두권에 균열이 생겼다. 시즌 초반, 돌풍의 진원이 된 울산 모비스와 안양 케이티앤지(KT&G)가 1위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이상범 케이티앤지 감독대행은 경기 전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머릿속에 구상하는 수가 1만가지나 된다고 해서 ‘만수’아니냐”고 했다. 적장의 평가대로, 유 감독은 케이티앤지의 약한 부분을 파악해 그곳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특히 힘이 넘치는 함지훈을 앞세워 골밑을 괴롭혔다. 케이티앤지 김일두(9점·5튄공잡기)가 막아보려 했지만, 함지훈은 20분 동안 골밑을 휘저으며 쏟아붓듯 20점(4튄공잡기·4도움)을 기록했다. 두 점짜리 일곱, 자유투 여섯개를 한번도 실수 없이 모두 골로 성공시켰다. 승기를 잡은 유 감독은 4쿼터 때, 김효범(17점·3점슛 4개)을 제외한 주전 4명을 한차례도 교체하지 않는 승부수로 케이티앤지를 공동 선두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울산 모비스가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케이티앤지를 98-91로 꺾었다. 모비스는 케이티앤지가 추격을 시도하던 경기 종료 3분여 전, 브라이언 던스톤(21점·8튄공잡기·6도움)이 가로채기한 공을 김현중(8점·7도움)이 3점포로 연결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모비스는 이번 시즌 최다 타이인 5연승을 달렸다. 지난 시즌 꼴찌였던 모비스는 첫 10승(4패) 고지에 올라서면서, 이번 시즌 처음 공동선두 체제를 무너뜨리고 단독 1위로 나섰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동부(9승4패)가 자연스레 2위로 밀렸고, 케이티앤지(9승5패)는 단숨에 동부에 반 경기 뒤진 3위로 떨어졌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선 서울 에스케이(SK)가 인천 전자랜드를 83-67로 대파했다. 에스케이(4승10패·10위)는 2쿼터 때, 전자랜드를 단 6점에 묶는 등 전반에만 21점밖에 내주지 않는 철통 수비로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21점은 역대 프로농구 통틀어 전반 최소 기록(2007-2008시즌 모비스 19점)보다 2점 많은 점수다. 전자랜드(5승9패·8위)는 3연패 늪에 빠졌다.
안양/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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